몇 번의 리허설 끝에 곽경택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내렸다. 유오성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배우 김우빈도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촬영에 합류했다. 뙤약볕이지만 모두가 즐거워하는 얼굴이었다.
‘친구2’는 한동수(장동건) 살해 혐의로 복역한 이준석(유오성)의 17년 후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01년 820만 관객을 동원한 ‘친구’가 남자들의 우정과 갈등, 배신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나갔다면, ‘친구2’는 두 시대를 살아간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갈등, 배신,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숙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곽경택 감독은 이날 “부산영화제를 다녀오는 길에 이야기가 떠올랐다”며 “‘2편을 왜 만들었냐’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펼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단역까지도 심혈을 기울였다. 1편에 뒤지지 않는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오성은 지난 10년간 곽 감독과 불화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고, 좋은 친구와 소풍을 떠난 상태다. 감독님 특유의 현장 진행 방식이 좋다. 편안하다”고 만족해했다.
준석의 아버지이자 60년대 부산을 지배한 건달 이철주 역은 배우 주진모가 연기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분량이지만 영화 사랑에서 호흡을 맞춘 곽경택 감독과의 의리로 출연하게 됐다.
주진모는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호방한 역할”이라며 “주진모와는 다른 모습이다. 목소리 톤이나 자세를 취하는 것도 기존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평상시보다 살을 7~8kg 정도 찌웠는데 티가 안 난다”며 “얼굴이 작아서 그런가?”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기기도 했다.
교도소에서 만난 준석이 악연인지도 모르고 그를 따라 조직에 들어가는 성훈의 이야기를 집중하는 것도 영화의 관람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친구’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끈 장동건을 대신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김우빈은 장동건과 비교당하는 걸 거부하며 “동수와 성훈은 다른 사람이다. 색다른 마음으로 사랑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곽 감독은 김우빈을 몰랐으나 조카로부터 ‘드라마 학교에 등장하는데 김우빈 최고’라는 문자를 받고 함께하게 된 비화도 전했다. 그는 “김우빈의 솔직함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또 고등학생 모습부터 시작해 살벌하고 잔인한 표정을 연출할 것 같았다. 나를 매료시켰다”고 말해 김우빈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유오성은 “‘친구’ 덕에 ‘친구2’가 있는 것이겠지만 ‘친구’는 ‘친구’고 ‘친구2’는 ‘친구2’다. 전편의 인기에 육박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울주군(울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