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시청률 가뭄’ 시대에 20%를 돌파한 드라마가 또 하나 탄생했다.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법정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과 함께 지난 10일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연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 11일 시청률은 자체 최고기록인 22.8%를 달성하며 수목드라마의 왕좌임을 입증시켰다.
‘너목들’은 체감 인기는 수치상의 시청률 그 이상이다. 마니아 층을 형성할 만큼 드라마에 대한 호평은 그 여느 작품보다 뜨겁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반전에 반전을 뛰어 넘는 서스펜스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낸 ‘너목들’의 매력을 들여다보자.
사진= 너의목소리가들려 포스터 |
무엇보다 ‘너목들’의 가장 큰 인기 요소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목들’의 박혜련 작가는 앞서 집필했던 KBS2 ‘드림하이’ SBS ‘칼잡이 오수정’ 등의 작품과는 달리 무거운 소재인 ‘법’을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매회 통통 튀는 대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진지하고 무겁다는 법률드라마의 편견을 깨는 데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드라마 성공의 가장 큰 요소다. 지난 5회에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형제의 재판에서 쌍둥이는 장혜성(이보영 분)의 변호로 인해 공동정범(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 것으로 판정 받았다. 하지만 방송 말미에 쌍둥이가 공동정범인 것이 드러나며 섬뜩한 미소가 크로스 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리게 했다.
또한 12회분에서는 죽을 줄 알았던 민준국(정웅인 분)이 재등장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민준국은 박수하(이종석 분)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기 위해 자신의 손을 자르는 무서운 행동까지 범한 것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민준국이 등장하며 장혜성과 박수하, 이 세 사람 사이에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을 예고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민준국이 늘상 장혜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긴장감이, ‘너목들’이 주는 서스펜스의 큰 묘미다.
매회 부제가 주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연속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매회 노래 제목이나 가사를 부제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가령 1회의 부제목은 델리스파이스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였는데,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초능력을 갖고 있는 소년인 박수하에 대해 자세히 그려졌다. 마치 완성도 높은 단편 드라마를 감상하듯 부제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보는 재미가 더한다.
사진= 너의목소리가들려 포스터 |
이보영과 이종석, 윤상현 세 사람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극에 몰입도를 높인다. 이보영은 1회부터 속물 국선 변호사의 뻔뻔하고 까칠한 면모를 보여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뽐냈다. 또 변호사 캐릭터에 어울리는 담백한 말투와 독설로 ‘혜성 어록’을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을 ‘짱변 신드롬’에 빠트리고 있다.
‘이종석의 재발견’이라 할 만큼 이종석은 데뷔 이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됐다. 이종석은 초능력을 지닌 박수하 역으로 출연, 시크한해 보이지만 다정함이 돋보이는 눈빛 연기를 선보여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또 기억을 잃고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살다가 잃어버렸던 기억들을 하나씩 찾으며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연기까지 섬세하게 표현, 매회 그의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상현도 때 묻지 않은 차관우 역을 완벽하게 표현, 천연의 매력으로 수많은 여심몰이 중이다. 여기에 2:8 가르마, 뺑뺑이 안경, 흰 양말 등 자칫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차림으로 등장하는 차관우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최고치로 끌어올려주며, 윤상현은 이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면모로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한 연기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중견 연기자들의 존재감 또한 드라마에 큰 기둥이다. 바로 김해숙(어춘심 역)과 정동환(서대석 역), 김광규(김공숙 역), 정웅인(민준국 역) 등의 숨은 공신들이다. 중견 연기자들은 연륜이 넘치는 호연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후반부로 치닫고 있는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법정드라마가 딱딱하고 지루해? 로맨틱 법정 드라마의 새 지평
흔히 법정드라마는 긴박감이 넘치지만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기 쉬웠다. 그러나 ‘너목들’은 달달한 로맨스를 적절히 가미시켜 긴장과 이완의 끈을 능숙하게 다루고 있다.
‘너목들’은 방송 전부터 법정스릴러와 판타지라는 독특한 장르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자칫하면 재미없을 수 있는 ‘법’이라는 소재를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더불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판타지까지 가미해 신선함을 더했다. 또한 ‘법’만을 다루지 않고 절절한 모성애와 살 떨리게 하는 스릴러 그리고 세 사람의 달달한 로맨스까지 합해지면서 시청자들을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리얼리티 또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법정스릴러라는 장르에 맞게 ‘너목들’은 국내 최초 실제 대법원 청사 촬영을 허가받아 시청자들에게 생동감 있는 모습을 선사했다. 법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신선한 장르까지 합해진 ‘너목들’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4회분을 남겨둔 ‘너목들’이 아름다운 막을 내릴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