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나이로비 대학교에서 열린 A.S.K(African Sing Korean Soul) 오디션에서 나파 파리지(25, Napa farigi)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이번 오디션을 위해 직접 작곡한 ‘아이 러브 유, 두 유 러브 미’(I love you, Do you love me)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경연에 참여했으며,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 섹소폰 연주가 신현필, 케냐 현지 뮤지션 아이작 등 심사위원의 3인의 만장일치로 우승자가 됐다.
나파 파리지는 콩고 민주공화국 부냐(Bunia) 지역 출신 난민으로 현재 나이로비 지역 한 교회에서 밴드생활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전업 뮤지션이다. 자국의 내전으로 2011년 우간다를 거쳐 케냐에 정착했으며 가족들 중 일부는 우간다에, 일부는 모국에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나파 파리지는 우승 소감을 전하며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것과 내 앨범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 늘 기도했는데 오늘 그 꿈에 이룰 기회를 얻게 됐다”며 “감사하고 영광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할 때 마다 나는 내 영혼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은 나에게 축복이자 유일한 위안이다”고 전했다.
이번 케냐 현지 오디션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돈스파이크는 “음악적인 면에서 가창과 연주력이 다른 참가자들과 확연이 달랐다. 특히 노래에 절심함이 있었다”며 “우리말 가사에서 한국적인 정서와 음악적 일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심사위원 신현필은 “단순히 팝 음악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발성과 스타일을 가지고 노래하는 모습이 특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오디션에는 약 40여 팀이 본선에 진출해 경연을 펼쳤으며 우리말로 부른 자작곡을 비롯해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 우리 전통 민요 ‘아리랑’, UV의 ‘이태원 프리덤’, 노사연의 ‘만남’, 드라마 ‘주몽’ OST 등 우리 노래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불러 화제를 모았다.
A.S.K 프로젝트의 육숙희 이사는 “K-팝이 이미 보편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지역이 아닌 아프리카라는 K-팝 불모지에서 열린 행사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전파나 원조라는 일방적인 개념이 아니라 음악을 통한 양방향의 상호 교류로 현지인들의 자존감까지 높여줄 수 있는 행사였다”고 자평했다.
이번 오디션 전날인 9월 5일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섹소폰 연주가 신현필이 케냐 유명 밴드인 키자니 키비츠(Kijani Kibich)와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약 300여명의 현지 관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편 이번 오디션을 기획하고 진행한 A.S.K 프로젝트 팀은 오는 9월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나파 파리지는 우승 부상으로 오는 11월께 우리나라에 초청돼 싱글 앨범 녹음 및 한국 뮤지션들과 만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