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영화 제목은 영화의 얼굴이다. 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제목 때문에 흥하고 제목 때문에 망했다는 말이 종종 영화계에는 있었고, 몇 글자 이상은 안되고, 어떤 단어가 들어가면 안된다는 등의 금기사항까지 존재한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면 이런 규칙도 바뀌는 법. 어느 순간 영화 제목은 단순히 단어의 조합이 아닌, 부연설명이나 콜론(:) 등의 표시로 시리즈임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어느 영화 제목은 너무 길어 어디까지가 영화 제목인지 혼동되기도 한다. 또 제작 초기에는 어울렸던 제목이 제작 과정에서 바뀌는 제목들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영화 제목은 단순한 나열에서 벗어나 ‘일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려 하고 있다.
사진=각 영화 공식포스터 |
그동안 개봉한 영화 중 ‘에픽:숲속의 전설’ ‘로덴시아:마법왕국의 전설’ ‘적인걸2:신도해왕의 비밀’ ‘새도우 헌터스:뼈의 도시’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제목의 영화들이 많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유독 부연설명이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작의 이어 시리즈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콜론 표시를 사용하거나 하이픈 마크를 이용한다. 이는 홍보 하는 입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안일 수 있지만 오히려 대중들은 정작 긴 제목 탓에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무분별한 부연설명 보다는 꼭 필요한 단어 내에서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문표기, 한글로 손쉽게 풀어내 읽는 재미 더해
‘나우 유 씨미’ ‘돈 크라이 마미’ 등 영문을 한글로 표현해 독특함으로 승부한 작품들도 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는 어감이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작용한다.
‘나우 유 씨미’의와 ‘돈 크라이 마미’의 경우 영문 표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차별화를 위해 영문을 소리 나는 대로 그대로 쓴 것이다. 이것들이 처음 대중들에게 선 보였을 때는 입에 착착 감기는 어감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긴 제목은 싫다, 강렬하게 한 글자로 간다
제목이 무조건 길다고 해서 좋을까? 오히려 한 글자로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는 작품들도 많다. ‘시’ ‘짓’ ‘못’ ‘폰’ 등의 작품은 한 글자로 차별화를 꾀하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글자가 주는 강렬함과 함축적 의미에 대중들은 더욱더 궁금증을 갖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를 관람하는 일도 많았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과 같은 이름, 오히려 헷갈려
그가 개봉한 영화 중 ‘런닝맨’ ‘전국노래자랑’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과 같은 이름으로 개봉 전부터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관심이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경우 국민들에게 현재까지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영화는 이렇다 할 체면치레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막을 내렸고,
이렇듯 콘텐츠는 다른데 제목이 같으면 득과 실이 공존한다. 어느 한 작품이 잘 됐을 때 대중에 더욱 쉽게 각인돼 작품 홍보 및 흥행에 도움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베일을 벗기 전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