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엇갈린 평가 속 ‘기황후’는 순항을 할 수 있을까. 역사왜곡이라는 역풍 가운데,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드디어 첫 항해를 시작했다. 화려한 볼거리, 빠른 전개, 배우들의 호연은 빛났지만, 정작 드라마를 보는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 상태다.
28일 첫 방송된 ‘기황후’는 그간의 역사왜곡논란을 의식한 듯 “이 드라마는 고려 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왕후가 된 기황후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으며, 일부 가상의 인물과 허구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실제 역사와 다름을 밝혀드립니다”라는 공지로 드라마가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픽션 사극임을 알리며 첫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은 고려 여인 기승냥(하지원 분)이 원나라 황제 타환(지창욱 분)과의 화려한 대례식과 동시에 원나라 제 1황후로 책봉되는 순간을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웅장한 궁궐 속 모두의 축하 속 기황후가 된 기승냥의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은 이내 시간을 거슬러 공녀의 신분으로서 이름도 없이 도망쳐 살아야 했던 기승양의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사진=기황후 캡처 |
시간은 흘러 승냥은 성인으로 자라나고, 뛰어난 활솜씨와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악소배(깡패) 승냥이파의 두령이 된다. 승냥은 왕고의 수하로서 그의 소금밀매를 돕는 동시에, 그에게서 받은 돈으로 고려의 공녀를 빼내는데 사용한다. 이 가운데 악소배와 어울려 다니며 자신의 발톱을 감추고 사는 고려의 세자 왕유(주진모 분)와 마주하게 된다.
승냥이 틀림없는 남자라고 생각한 왕유는 처음 그와 활쏘기 대결을 시작으로, 티격태격하며 남다른 우정을 쌓아간다. 왕유는 의리 있고, 남을 지킬 줄 아는 승냥에게 남다른 정을 느끼며 의형제를 맺으며 끈끈한 유대를 쌓아간다. 하지만 이내 소금밀매업자를 잡는 과정에서 승냥이 자신과 적대세력인 왕고의 수하임을 알게 되고, 그런 승냥을 붙잡으면서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중국 헝띠엔(橫店) 세트장에서 이뤄진 현지 촬영을 실시한 ‘기황후’는 대규모 책봉식 등을 화려하고 큰 스케일로 담아낸 것은 물론 하지원이 입은 화려한 대례복과 지창욱이 입은 황제복 등으로 볼 거리를 높였다. 여기에 화려한 영상미와 군더더기 없는 전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액션연기, 하지원과 주진모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인해 빚어진 산만하고 중구난방 식의 전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유려한 영상이 만들어내는 볼거리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장면전환이 필요이상으로 잦았고, 이는 오히려 극의 몰입에 있어 방해를 주기도 했다.
사진=기황후 캡처 |
이와 같은 역사 논란에 많은 시청자들은 “기황후는 고려 국정을 농단했던 오빠 기철이 공민왕에게 척살 당하자 원나라 군대를 보내 고려를 치게 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을 미화 시키다니. 이러다가 이완용 미화드라마도 등장할 기세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식상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꼭 필요한 말이다.” “픽션으로라도 다루지 말아야 하는 내용이 있는 법.” “말도 안되는 역사의식을 가진 제작진 배우들 한심하다.” 등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픽션 사극인 만큼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한다는 입장 역시 만만치 않다. 드라마로서 재미를 강조한 시청자들은 “믿고 보는 하지원, 첫 방송부터 재미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영화 같은 연출이 볼 만했다.” “코믹과 액션, 로맨스가 모두 들어가 있어서 좋았다.” “단순
엇갈린 평가 가운데 ‘기황후’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시작됐다. 하지원을 앞세운 기황후의 이야기가, 각종 논란을 이겨내고 절대 강자가 없는 월화드라마 판도에 새로운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