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요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이나 포스터, 팜플렛을 보면 자막이나 큰 글씨 혹은 작은 글씨로 ‘전세계 동시개봉’ ‘한국 최초개봉’이라는 글귀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 글귀는 “왜 한국에서 먼저 개봉하거나 동시에 개봉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영화를 관람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기도 한다.
케빈 파이기, 사진=MBN스타 DB |
대한민국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최초 개봉하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단지 근래에 들어 급속도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트랜스 포머’ ‘배틀쉽’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아이언맨3’은 물론 최근 개봉한 ‘토르:다크월트’까지 ‘전세계 최초개봉’이라는 타이틀로 관객들의 눈을 자극한다.
이들이 이러한 타이틀을 갖고 개봉을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시차 때문이다. 전세계 동시개봉은 영화사들의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중 하나로, 동시개봉일 경우 개봉일의 첫 회 상영시각을 미국 현지시각 기준으로 맞추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가 미국 수도 워싱턴을 기준으로 했을 때 16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11월 5일 9시에 맞추어 개봉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개봉 하루 전인 11월 4일이 된다. 즉 시차가 가장 빨라 일찍 영화를 접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불법다운 근절이다. 외국에서 먼저 개봉한 작품들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상에서 불법파일로 떠돈다. 심지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들이 한글자막과 함께 공유돼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작품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 이에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국내에서 개봉을 먼저 하기도 한다.
사진=각 영화 공식포스터 |
국내에서 최초 개봉할 영화를 갖고 내한한 감독과 배우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입을 모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고 싶었다”고 이야기 한다.
지난 10월 한국을 찾은 ‘토르;다크월드’의 제작자 케빈 파이기는 인터뷰 당시 국내에서 최초 개봉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는 영화 애호가들이 굉장히 많다. 한국은 큰 영화시장이고, 개봉한 영화들이 큰 흥행을 했기에 ‘어벤져스’에 이어 ‘토르’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아 전세계 최초개봉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윌 스미스 역시 자신이 주연한 ‘애프터어스’가 전세계 최초 한국에서 개봉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는 이유는 세계 어느 영화 시장보다 한국 영화 산업이 급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관계자들이 밝히는 전세계 최초개봉 이유
국내에서 연이은 흥행으로 인기작품으로 자리잡은 ‘아이언맨’은 ‘아이언맨3’까기 미국에서 개봉하는 날보다 1주일 먼저 국내에서 개봉해 관객들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아이언맨3’의 수입사는 “‘아이언맨’의 경우 430만, 시즌2가 450만의 관객을 동원했기에 제작사 마블스튜디오에서 한국 영화시장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개봉시일을 당겨서 하게 됐다”며 “제작사에서 한국영화 시장의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봤고, 일본보다 반응이 빠르고, 중국보다 열려 있는 시장이기에 전세계 최초개봉을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할리우드와의 개봉시차가 그리 길지 않은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제작사들은 한국을 통해 다른 국가에서의 흥행 추이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 역할로 삼고 있다”며 “때로는 흥행여부가 궁금해 한국에게 전세계 개봉최초 라는 타이틀을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세계 최초개봉이라는 타이틀, 흥행여부는 미지수
‘전세계 최초개봉’ ‘국내동시개봉’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이 대중들의 관심을 살 수는 있지만 흥행과 연결된다고는 볼 수 없다.
‘아이언맨3’의 경우 지난 4월25일 개봉 이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은 물론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개봉된 영화들에게서 이렇다 할 흥행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다.
즉 타이틀은
현재 극장가에는 ‘토르:다크월드’가 전세계 최초개봉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흥행몰이 중이다. 한국영화가 하반기 봇물 터지듯 개봉하는 영화계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