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스타 박정선 기자] 최근 가요계는 빠르다. 디지털싱글을 발매하고 약 4-5주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하는가 싶다가도, 금세 또 ‘한 곡’을 들고 컴백한다. 빠르게 소비되는 만큼 가요계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발을 맞추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오고 들어가고를 반복하는 이전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트렌드에 따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앨범을 만드는 제작자들도, 직접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도 총알 컴백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빠르게 나온 만큼 빠르게 버려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늘 존재했다.
사진=MBN스타 DB |
최근 가수 가희는 솔로 두 번째 미니 앨범 ‘후 아 유’(Who are you?)을 발매하고,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는 앨범에 담겨 있는 여섯 곡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다 좋다”고 했다. 또 오랜만에 컴백한 만큼 힘들게, 정성들여 만든 이번 앨범으로 오랫동안 활동을 하고 싶다고 연거푸 말했다.
가희는 타이틀곡 ‘잇츠미’(It’s ME)로 지난달 10일 컴백 무대를 가졌다. 이후 6주 동안 음악방송을 통해 무대를 선보였고, 최근 후속 활동 소식까지 전하며 그녀가 원했던 대로 ‘길게’ 활동할 계획임을 밝혔다. 17일 SBS ‘인기가요’를 시작으로 후속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후속곡은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인 ‘헤이 보이’(Hey boy)로 결정됐다.
가희는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헤이 보이’에 대해 “완전 힙합 곡이다. 정말 신나고, 내 곡이지만 절로 춤을 추게 되는 그런 곡”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한 이 곡에는 래퍼 도끼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른바 ‘도끼빠’라는 그녀가 직접 도끼에게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애착을 보였던 곡이기도하다.
가희의 소속사 플레디스 관계자는 “가희가 오는 17일부터 후속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앨범에 가희가 많은 공을 들였고, 당분간 음악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말했다.
후속곡으로 활동하는 가수는 가희뿐이 아니다. 앞서 지난 9일 첫 번째 싱글앨범 ‘나란놈이란’으로 3년 만에 컴백한 임창정은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음원 성적을 자랑했다. 그런 임창정이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수록곡 ‘문을 여시오’로 후속 활동에 돌입했다.
임창정의 소속사 NH미디어 관계자는 “임창정의 후속곡 활동은 당초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라며, 그럼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해 “오랜만에 나온 만큼 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주셔서 후속곡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을 여시오’(Feat. 김창렬)는 댄스 장르에 트로트 창법이 가미된 신사동호랭이 작품이다. 이는 임창정이 지난 1999년 발표한 정규 5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10년여 만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댄스를 선보인 것으로 팬들의 반가움을 사기도 했다. 특히 ‘문을 여시오’ 뮤직비디오는 공개 4일 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기록했으며 당시 유튜브 메인페이지의 ‘인기 동영상’에 오를 정도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 6일 후속곡 ‘진격의 방탄’으로 활동을 재기했다.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9월 신곡 ‘엔오’(N.O)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것에 이어 후속곡 ‘진격의 방탄’까지 더해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14일 진행된 ‘2013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또 22일 열리는 ‘2013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도 신인상 남자 부문에서 30.7%의 득표율로 2위에 올라 있다.
이들 외에도 걸그룹 나인뮤지스도 후속 활동 계획을 밝혀왔다. 나인뮤지스의 경우에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지난달 14일 첫 정규 앨범 ‘프리마 돈나’(Prima Donna)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건’(Gun)으로 활동한 나인뮤지스는 정규 앨범 수록곡이 아닌 새 싱글을 발매하고 후속 활동을 한다.
이들이 흔히 말하는 트렌드에 따르지 않고 이런 행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관계자는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신인이라면 공백기 없이 활동을 하면 팀을 알리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면서 “하지만 좋은 곡이 없고, 여건이 되지 않으면 후속 활동은 불가능하다. 노출을 많이 하자고 안 좋은 곡으로 무리하게 활동을 할 수는 없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에
이어 후속활동으로 인한 기대 효과로는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을 하고, 인지도를 높이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