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친구2’는 김우빈의 매력이 오롯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친구’에서도 맹활약한 유오성이 2편에서도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고, 극 중 동수(장동건)의 숨겨진 아들 성훈으로 나오는 김우빈이 스크린 화면을 장악, 관객을 압도한다. 배우 장동건이 없어도 괜찮았다.
지난 7월 울산에서 열린 현장 공개 행사에서 기자는 김우빈에게 “2편에서는 장동건씨가 없는데 김우빈씨가 장동건씨와 같은 인기를 얻게 될까요?”라고 질문을 했다. 김우빈은 당황하지 않고 당당했다.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응수한 그는 “동수와 성훈은 다른 사람”이라며 “색다른 마음으로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었다. 솔직히 말해 원하는 답은 아니었지만, ‘현답’이었다. 엄청난 인기의 선배 장동건과 비교해 “당연하다”고 했으면 자신감을 넘어 건방져 보였을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친구2’의 성훈은 동수와는 다른 인물로 그려졌다. 반항기 가득한 모습은 비슷한데, 김우빈이 좀 더 거친 분위기다. 눈매도 매섭다. 드라마에서 서울말이 잘 어울리는 김우빈이기 때문에 사투리가 조금 어색할 줄 알았는데 반감도 거의 없다.
김우빈은 ‘친구2’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극 ‘상속자들’에서 호텔 상속자 최영도로 등장, 자신의 매력을 전한다. 악마 같은 성격의 소유자지만 특유의 마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나쁜 놈’ 캐릭터인데 묘한 매력을 발산, ‘여심’을 두근거리게 한다.
김우빈은 앞서 드라마 ‘학교 2013’에서 잠재력을 터트렸다. 흥행은 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 등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긴 했고,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슬금슬금 매력 발산 기회를 엿본 바 있다.
김우빈이 톱스타 장동건의 위치에 오르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연예계 기대주, 관심주, 우량주라는 평가는 확실하다. 이제까지의 출연작이 비슷한 분위기와 역할이라 다양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은 있지만, 김우빈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의 MC도 그중 하나다.
또 한 가지 후일담. 사실 김우빈은 지난 여름 MBC에서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한 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현재 주인공만큼의 인기를 얻게 된 배우의 역할이 그가 맡을 역이었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이 ‘친구2’를 김우빈과 함께하고 싶어 드라마 제작사 등과 혐의해 조율했다는 전언이다. 김우빈이 그 드라마의 역할을 했어도 잘 소화했을 테지만, 드라마가 흥행했으니 비교할 수 있는 케이스다. 결과적으로 보면 다들 ‘윈-윈’한 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