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올 한해 KBS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신설되고 사라지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탄생하고 등장했지만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있듯 장수 프로그램들이 KBS를 웃게 만들어줬다.
◇ 주말-일일극은 승승장구…미니시리즈는 퐁당퐁당?
KBS에서 독점이라고 할 정도로 유달리 시청자를 독식하고 있는 드라마 방송 시간대가 있다. 바로 평일 저녁 8시 30분에서 9시까지 1TV에서 방송되는 일일드라마와 주말 오후 8시부터 전파를 타는 주말극이다.
올 해에도 KBS1 일일드라마는 ‘힘을 내요 미스터김’, ‘지성이면 감천’, 현재 방영 중인 ‘사랑은 노래를 타고’까지 일일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쾌조를 보였다. 여기에 KBS2에서 새롭게 편성된 일일드라마 ‘루비반지’도 회를 거듭할수록 쫄깃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드라마도 올해 초 선보였던 ‘내 딸 서영이’가 40%를 넘는 시청률을 올렸다. 특히 ‘내 딸 서영이’는 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공감이 가는 전개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으며 여주인공 이보영도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최고다 이순신’이 전작에 비해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20%의 시청률을 유지했으며 현재 방송 중인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사진=KBS |
하지만 올 해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광고 천재 이태백’, ‘칼과 꽃’, ‘미래의 선택’에 현재 방송 중인 ‘예쁜 남자’까지 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낮은 시청률도 굴욕적이지만 화제조차 받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드라마 스페셜’의 부활이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단막극을 편성해왔던 KBS 출신 신인 작가들이 올 한해 화제작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2013’의 이현주 작가, ‘비밀’의 유보라 작가, ‘직장의 신’ 윤난중 작가도 ‘드라마 스페셜’을 주무대로 활동해왔다. 이들의 활약은 방송사에 왜 단막극이 필요한 지를 입증했기에 큰 의미를 갖는다.
◇ 장수 프로그램들의 체면치레 VS 신규 프로그램은 민망한 베끼기
스탠딩 코미디의 원조인 ‘개그콘서트’는 올 해 수많은 유행어와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승승장구했다. 매회 신선한 새 코너로 무장하는 것은 물론 스타들의 게스트 출연까지 매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개콘’에서 맹활약 한 개그맨들을 주축으로 ‘인간의 조건’까지 탄생시켰다. 관찰 예능이 성행하는 적절한 타이밍에 탄생된 ‘인간의 조건’은 재미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문명의 이기심에 대한 교훈을 전하며 공익성까지 잡았다.
벌써 10년 이상 목요일 심야 시간을 평정하고 있는 ‘해피투게더3’는 신선한 포맷으로 꾸준히 변신을 시도하며 장수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야간매점’ 코너는 매회 화제를 전하며 책까지 나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KBS 대표 예능이었던 ‘1박2일’은 계속되는 부진을 겪었고 강호동이 복귀한 ‘달빛 프린스’는 소리 소문 없이 폐지된 후 ‘예체능’으로 부활했다. 두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현재 상승세를 탈 기미를 보이고 있어 내년에 더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KBS |
◇ ‘진품명품’ 파행…KBS의 씁쓸한 이면
지난 10월 KBS1 ‘TV쇼 진품명품’(이하 ‘진품명품’)의 MC가 교체됐다. KBS 사측은 지난 4년간 MC를 맡아오던 윤인구 아나운서를 대신해 김동우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낙점했다. 이에 제작진이 반발했고 이로 인해 녹화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KBS는 MC 교체에 반대하던 제작진을 다른 팀으로 배치했고 MC 교체 지시에 불복하고 녹화를 준비한 윤인구 아나운서를 인사위에 회부했다. 노조와 제작진은 제작 자율성의 침해를 주장했고 KBS는 인사권은 경영진의 고유권한임을 밝히며 팽팽히 맞섰다.
또한 지난달 27일에는 방송독립 쟁취 및 임금투쟁 승리를 목표로 KBS 노조가 총 파업을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