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타인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게 진짜 내 인생일까. 남들 시선에 맞춰 사는 인생이 진짜 내 인생일까. 진솔한 성격의 한 여성이 영화 ‘그녀가 부른다’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물음과 메시지를 던진다.
극장 매표원으로 일하는 진경(윤진서 분)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하다’ ‘불친절하다’ ‘퉁명스럽다’라고 평가 받지만 맡은 일 하나는 똑 소리 나게 해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는 의미 없는 만남의 유부남 남철, 여자친구 같은 대학 동창 승민, 안정적이고 성실하며 자신을 사모하는 경호가 있다.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남철의 아내, 경호를 좋아하는 여고생 은진이 나타나고 갑작스레 그녀의 인생은 세상의 편견과 시선의 저울대에 올라가게 된다.
박은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그녀가 부른다’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영월군 제작 지원 작으로 선정되며 이미 그 작품성과 상업성을 입증 받았다.
자신의 인생과 감정에 솔직한 진경 역을 맡은 윤진서는 진경에게 퍼지는 은근한 외로움과 상대방보단 자신의 감정, 생각을 먼저 하는 직설적인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홀로 식탁에 앉아 눌은밥을 먹는 진경의 모습을 통해선 외로움과 쓸쓸함을 극대화 시킨다.
남들의 관심 받기도 원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만 자신을 방어하는 진경의 모습은 마음 속 깊숙이 묻어둔 상처 때문이다. “외로워도 아닌 척, 상처받을까봐 관심 없는 척, 바쁜 척 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또다시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먼저 세상과 사람들에게 벽을 둔 것이다.
하지만 진경은 “밥은 먹었어요?”라며 경호(오민석 분)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그간 꾹꾹 누르고 있었던 감정을 터뜨리며 오열을 하고, 곪아 있던 상처를 터뜨린 그녀의 모습은 관객들의 애잔함을 자아낸다.
영화는 점점 진경의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와 진경의 거침없는 인생으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또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영월군의 구수하고 아름다운 배경은 서정적인 영상미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과 몰입도를 높이며, 진경을 둘러싸고 등장하는 짝사랑남, 불륜남 등은 소소한 웃음을 전달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