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지난 3년간 대한민국 지상파 시청률은 두 개의 키워드로 정리됐다. 드라마와 KBS다. 국민들이 가장 선호한 프로그램 장르가 드라마고, 가장 많이 본 채널이 KBS라는 것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로부터 받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은 ‘드라마 공화국’이었고, ‘KBS 왕국’이었다.
◆시청률 최강자 KBS, 3년간 1위 안 놓쳐
우선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TOP 20위에서 방송사별 분포를 살펴보면, 2011년의 경우 KBS2 8개, KBS1 3개, MBC 6개, SBS 3개다. 2012년에는 KBS2 7개, KBS1 6개, MBC 4개, SBS 3개였고, 2013년에는 KBS2 6개, KBS1 4개, MBC 5개, SBS 5개로 나타났다. 20위권 내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단순하게 보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질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11년의 경우 최고 시청률은 KBS2에서 방송된 아시안컵 한국과 일본 경기다. 2위는 KBS1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로 36.3%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3위는 SBS ‘시크릿 가든’이 30.2%로 이름을 올린다. 이후부터는 KBS만 눈에 띈다.
아시안컵 등 축구 경기를 제외하고 고정 프로그램만 보면, KBS는 2위부터 11위까지의 순위에서 3위만 SBS에 내주고 싹쓸이했다. MBC가 이름을 보인 건 12위에 위치한 드라마 ‘욕망의 불꽃’(19.1%)에서다. 20%가 넘는 작품이 하나도 없던 셈이다.
2012년에도 KBS의 싹쓸이는 변함이 없다.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33.1%로 1위를 차지한 이후 상위권을 독식했다. MBC가 ‘해를 품은달’(32.9%)로 2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후 10위까지 또다시 KBS가 독식했다.
SBS는 9위에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 대 쿠웨이트 전이 21.1%를 기록했지만, 정규 프로그램으로만 따졌을 때는 13위를 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19.3%)이 최고였고, 2011년 MBC처럼 평균시청률 20%를 넘는 프로그램을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다. 이 해에는 사실상 ‘신사의 품격’과 20위에 턱걸이한 주말극장 ‘내일이 오면’(16.2%)을 제외하면, SBS는 힘이 빠진 셈이다.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TOP 20위권 안에서 KBS가 드라마 강세로 시청률 상위권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3년 동안 1위를 KBS가 차지했지만, 그 밑으로 변동이 심했다.
2011년 TOP 5위 안에는 1위 KBS2 ‘해피선데이’ 2위 ‘개그콘서트’가 차지한 가운데 3위부터 5위까지는 MBC가 이름을 올렸다.(‘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18.0%), ‘무한도전’(16.7%), ‘세바퀴’(15.7%)) 2012년에는 ‘개그콘서트’(20.6%), SBS ‘일요일이 좋다’(15.9%), ‘무한도전’(14.9%), ‘해피선데이’(14.6%), SBS ‘정글의 법칙 인 다다가스카르’(12.7%)로 변화가 감지됐다.
2013년에는 ‘개그콘서트’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정글의 법칙’ ‘무한도전’ ‘일밤’ ‘일요일이 좋다’가 뒤를 이어 SBS와 MBC가 고루 자리를 차지했다.
◆ 편수뿐 아니라 시청률도 ‘드라마 공화국’
일주일에 드라마가 20편씩이나 방영되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드라마 공화국’이다. 그러나 ‘드라마 공화국’이라 불리는 것은 비단 편수 때문만은 아니다. 시청률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2011년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TOP 20위권 안에 드라마는 모두 11개로 50%가 넘는다. 아시안컵을 비롯한 축구 경기 중계방송이 4개, 예능 프로그램이 5개다. 뉴스 등 시사프로그램은 실종됐다.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 폭 역시 TOP 20위권을 살펴보면 1위 KBS2 ‘웃어라 동해야’의 36.4%에서 20위 KBS2 ‘드림하이’의 15.7%까지 높은 수준이었다. 2011년 예능 프로그램 1위인 ‘해피선데이’가 19.7%인 점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2012년에는 드라마 비율이 높아지고 예능은 사라져 버린다.. 시청률 TOP 20위권 안에 드라마는 모두 14개로, 전해 대비 3개가 늘어났고, 예능은 ‘개그콘서트’ 하나만 10위 이름을 올렸다. 대선의 영향으로 KBS1 9시 뉴스(19.5%, 12위)와 KBS1 뉴스광장(17.3%, 17위)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평균 시청률 폭 역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33.1%에서 SBS 아침드라마 ‘태양의 신부’의 14.4%까지로 2011년과 유사하다.
2013년은 2012년과 똑같이 TOP 20위권 안에 드라마 숫자는 14개다. 축구 경기 중계가 4개, KBS1 9시 뉴스,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드라마인 셈이다. 폭은 조금 다양해졌다. 드라마 TOP 20위권를 보면 1위 ‘내 딸 서영이’가 40.7%를, 20위 SBS ‘청담동 앨리스’가 14.9%를 기록했다.
결국 매년 수없이 많이 쏟아지는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시청률 15% 전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다수의 프로그램은 ‘드라마 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가 프라임 시간대에 주로 방송이 되는 반면, 예능은 늦은 밤이나 주말에 몰려있다. 시간대가 변경되기 전까지는 시청률 순위 변동이 힘들 것”이라며 “다운로드나, IPTV등 종합적으로 평가할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