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파천황’은 당초 ‘기황후’ 후속으로 올 상반기 방송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편성이 잠정 보류됐다.
제작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연 내 방송 가능성이 희박한 분위기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대장금2’ 때문이다.
MBC는 오랜 숙원사업이던 ‘대장금2’를 2014년 중 방송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세운 상태. 앞서 MBC 김종국 사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올가을 ‘대장금 시즌 2’ 제작에 착수해 전 세계에 한류 붐을 다시 한 번 일으켜 나갑시다”라며 제작 의지를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파천황’ 대본 집필을 맡고 있던 김영현 작가가 ‘대장금’ 원작자이기도 한 만큼 두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파천황’이 ‘대장금2’에 밀릴 가능성이 대두됐다.
KBS 1TV 새 주말사극 ‘정도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정도전’은 고려 말 혼란스럽던 당대 정치사를 배경으로 조선 개국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정도전을 중심에 둔 정통 사극으로 방송 직후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파천황’ 또한 조선 건국기를 배경으로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라 시대적 배경이 ‘정도전’과 묘하게 겹친다. MBC로서는 ‘파천황’ 제작 및 방영 시기를 조절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선택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