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로맨스’는 왜 그렇게 웃겨야만 했을까.
이혼한 전남편과 전처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 진정한 배우자, 진정한 결혼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 ‘앙큼한 돌싱녀’가 27일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방송은 애라(이민정 분)와 정우(주상우 분)가 이혼을 하게 된 과정과, 이혼 이후 재벌이 된 정우와 억척녀가 된 애라가 재회하는 과정이 속도감있게 그려졌다.
3년 전 정우와 애라는 미래를 약속한 다정한 부부였다.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이들은 정우가 잘 다니던 공무원직을 그만두고 사업에 도전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정우의 사업을 물심양면으로 돕던 애라는 정우의 사업 실패가 계속되자 피폐해져만 갔고, 이에 날카로워진 애라는 정우가 먹던 밥을 빼앗기도 하고 집에서 내 쫓으면서 화풀이를 했다. 결국 이들 커플은 이혼을 하게 됐고, 이혼 날짜인 2월 14일을 기점으로 두 운명이 크게 갈리고 말았다.
↑ 사진=‘앙큼한 돌싱녀’ 캡처 |
반면 정우는 승승장구였다. 과거 PC방을 전전하던 정우는 사업이 성공하면서 180도 다른 삶을 살았다. 이혼 당시 애라에게 모진 말을 들었던 정우는 성공 이후 곤경에 빠진 그녀를 찾아가 3년 전 못 다한 복수를 하게 됐다. 이제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애라와 정우는 서로를 삐딱하게 보면 이들 관계는 최악이 되고 만다.
3년이라는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 쉴 틈 없이 빠르게 몰아치는 전개로 시선을 끈 ‘앙큼한 로맨스’는 애라와 정우 두 사람의 사정을 모두 보여주며 이들이 왜 이런 선택들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려주었다. 여기에 결혼 이후 돌싱녀로 돌아온 이민정은 여전히 예뻤고, 찌질남으로 변신한 주상욱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신선했다.
다만 문제는 ‘앙큼한 돌싱녀’가 ‘로맨틱 코미디’에서 코미디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너무 과해지면서 유치함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구구절절한 애라의 모습을 강조하다보니 어처구니 없이 불륜녀로 몰아가게 된 애라나, 오빠가 애라 대신 위자료 3억을 받고 동생에게 500만 원만 건네주는 모습 등의 과한 설정은 무리수처럼 느껴졌다.
↑ 사진=‘앙큼한 돌싱녀’ 캡처 |
지금은 앙숙이 된 이혼부부이지만 이들이 다시 사랑을 시작해 결혼할 것이라는 뻔한 결말과 예측 가능한 스토리 전개 역시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경쟁작이자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마지막 회를 피하기보다 1, 2회 연속 방송으로 승부수를 띄운 ‘앙큼한 돌싱녀
하지만 중심을 잃고 지나치게 가벼워져 버렸다. 치열한 수목극 전쟁 속 살아남기 위해서 ‘앙큼한 돌싱녀’는 조금 무게를 잡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