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일본 자본에 휘둘리는 韓공연장 ‘분통’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대중음악 전문공연장 악스홀(서울 광장동 소재 악스코리아)이 일본계 자산운용사의 '돈놀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악스홀은 서울 광진구 소유의 공유재산이다. 광진구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의거해 수익형민자사업(BTO) 형태로 지난 2006년 설립했다. 당시 최초 민자사업자는 ENT글로벌이었으며, 자본금은 투자조합 KTIC22호의 60억원이었다. 모두 한국기업이자 국내에서 조달된 자산이다. 땅을 내어준 광진구는 타 사업체에 운영을 위탁(10+10년 계약)하더라도 이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취재 결과 악스홀은 14일 현재 경영권 싸움이 치열하다.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돼 해임됐던 인물에게 투자사가 운영사 대표직을 다시 맡기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현 악스홀 경영진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발단은 2009년 한국투자사인 KTIC가 일본 회사인 SBi에 흡수합병되면서다. 악스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났다. SBi는 이때 씨쓰리(C3)라는 회사에 악스홀 운영권을 재위탁했다. 그리고 2013년 2월 조 모 씨스리 대표가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돼 해임되면서 악스코리아는 이듬해 2월 광진구로부터 이행협약서 위반으로 계약 해지 및 치유 통고를 받았다.
그런데 악스홀 정상화를 위해 몸부리치고 있는 현 경영진 처지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해임됐던 조 모 씨의 씨쓰리 대표이사 재취임이 지난 7일 내정됐기 때문. SBi는 현 악스코리아 대표이사에게 사임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물론 이러한 분쟁에는 이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문제는 존재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60억원(2005년 조성금)짜리 공연장이 2009년 52억원에 넘어가더니 이번에는 15억원에 매도(투자조합 측 표현)될 위기에 처했다. 운영권을 사고 팔순 없지만 주식을 넘기는 방식이다.
악스코리아의 한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조 모 신임 대표는 SBi 측에 15억원(잔존가 37억원)에 악스 지분 80% 인수 조건을 제안했고, SBi 측이 받아들이기 직전이다. 이 고발자는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해임된 자에게 최초 조성가 대비 70% 이상 하락된 가격으로 재매도 하려는 것은 대주주의 명백한 배임이자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충격적인 주장도 나왔다. 악스홀 운영권을 씨쓰리에 재위탁하는 행태의 계약 자체가 비정상적 구조라는 논리다. 일본계 자산운용사인 SBi가 광진구와 위탁계약을 맺은 악스코리아를 쥐락펴락 하는 꼴을 가능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SBi는 껍데기 회사를 만들어 주인으로 행세하면서 악스코리아 전임 대표이사들과 결탁해 광진구 소유의 악스홀을 착복, 부도 직전의 상태로 만든 뒤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을) 헐값에 팔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무관청인 광진구는 뒷짐만 지고 있다. 광진구와 협약을 맺은 주최는 악스코리아이기에 대주주인 SBi의 결정까지 참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악스홀) 공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협약에 의해 이뤄진다. 일단 악스코리아 측에서 토지납부금 10억여 원을 내지 않는 등 협약을 어겼기에 오는 20일까지 치유 기간을 뒀다. 결과에 따라 협약 해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표가 바뀌는 부분은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문제일 뿐 우리와 SBi는 상관이 없다. 조 모 씨가 악스코리아의 신임 대표가 됐다는 이야기도 금시초문이고, 과거 그의 배임 횡령 혐의 또한 그들이 (법정에서) 증명할 일"이라고 말했다.
광진구청의 입장에 한 관계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광진구에서 이런 사태를 몰랐다고 할 순 없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움직여야 할 행정기관의 묵인과 무관심이 일본 자산운용사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조 모 대표의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은 이달 중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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