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올해 들어 중견가수들의 컴백 소식이 자주 들린다. 앞서 1월에는 조관우, 2월에는 이상은, 김바다가 대중들 앞에 다시 섰다. 특히 3월에는 이선희, 이은미, 임창정, 조성모, 이승환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컴백했다.
‘걸그룹 공화국’, ‘아이돌 홍수’ 속에서 느끼던 갈증을 반가운 베테랑들의 귀환이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우리 다 같이 손잡고 컴백하자”며 시기를 맞춘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유추해보자면 지난해 4월 정규 19집 ‘헬로’(Hello)를 들고 나온 ‘가왕’ 조용필이 이들의 컴백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추측만 할 뿐이다. 대중들 역시 획일화되어 가는 가요계에 싫증을 느끼던 차였다. 이들의 컴백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이 베테랑 가수들은 오랜만에 대중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소찬휘는 “연차에 따른 부담감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지내온 이 시간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이게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부담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바다는 “예전 같지 않게 술 마신 다음날이 매우 부담스럽다”며 우스갯소리를 하더니 “사실 연차에 따른 부담감이라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나의 음악을 할 뿐”이라고 소신을 보였다.
옛 가수라고 옛 음악을 하라는 법은 없다. 이들도 함께 시간을 거치며, 트렌드를 읽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다. 소찬휘와 조성모는 “대중음악을 하고 있으니 트렌드를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한다. 이런 고민은 뮤지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또 임창정은 “사실 나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드에 따라가고 있다. 다른 분들은 인정을 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난 항상 음악을 듣고 함께 변화했다. 늘 그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승환 역시 “나의 패션 롤모델은 지드래곤이다. 콘서트에 몰래 가서 본적도 있다. 그만큼 음악도 트렌디한 감성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음악이 굳이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중견가수들은 획일화 된 가요계에 다양한 장르의, 그리고 다양한 세대의 음악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선희는 “음악은 다양해야한다. 가수로서 연배의 차이는 있겠지만 음악에서 만큼은 그런 것이 없다”며 “후배와 선배, 서로에게 배울 것이 있을 것이고 긴장과 설렘을 갖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했다.
조성모도 “요즘 정말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 음악들을 접하면서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다양하고 활발한 음악 시장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특히 임창정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즐기자는 마음으로 컴백을 했다고 했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을 위한 보답의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최근 컴백한 중견가수들)는 이미 누려봤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후배들을 보면 안쓰럽다. 우리가 겪어온 그걸 다 겪어야 한다는 거 아니냐. 그 틈에 우리가 선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목숨을 걸고 팬들의 사랑을 얻으려고 노력하는데 우리가 주책을 떨고 나가서 팬들의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후배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지금 받고 있는 사랑들을 거만하지 않은 태도로 그때그때 느껴라. 막연하게 ‘이런 사랑을 받고 있구나’가 아닌 구체적으로 내가 받는 사랑에 대해서 느끼고 행복해야한다. 조금 망설이면 그 사랑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인기가 영원할 줄 알았다. 마음만 먹으면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후배 가수들, 즉 요즘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그 열정이 나에게도 전해져서 나 역시 에너지가 생긴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후배가 되자.”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