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감격시대’가 떠난 후 수목극 전쟁 2막이 열린다.
지난 3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2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가 종영했다. 출연료 미지급 등 작품 외적인 요소로 인해 잡음은 많았지만 ‘감격시대’는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큰 시청률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만큼 ‘감격시대’가 떠난 지금, 방송 3사 드라마는 먼저 승기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작품은 SBS ‘쓰리데이즈’다. ‘감격시대’가 방영될 당시에도 두 작품은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시청률 경쟁을 벌였었다. 첫 방송부터 10% 초반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기에 기존 시청자들을 빼앗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100억 원을 투자한 대작인 것에 비하면 시청률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초반에 촘촘했던 스토리, 일부 반전이 공개되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손현주, 장현성, 최원영, 윤제문의 연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몇몇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깨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하선은 부정확한 발성과 발음, 오버된 연기로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민폐 캐릭터로까지 등극했다.
‘쓰리데이즈’의 가장 큰 적은 이미 드라마가 시작한 지 절반이 넘었다는 점이다. ‘쓰리데이즈’가 반전이 등장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호기심을 끌긴 하지만 앞부분을 놓친 시청자들을 유입하긴 힘든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쓰리데이즈’를 보기 위해 앞부분을 몰아서 보는 시청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시청층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반대로 MBC ‘앙큼한 돌싱녀’는 처음부터 몰아서 보지 않아도 쉽게 이해되는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앙큼한 돌싱녀’는 수목극 꼴찌지만 요즘 드라마들의 평균적인 시청률인 8%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장르 드라마의 향연으로 피로함을 느끼는 시청자를 유입만 한다면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재결합하는 과정을 통통 튀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는 ‘앙큼한 돌싱녀’는 시청률은 낮아도 온라인상에선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연 배우 이민정은 주상욱, 서강준 두 남자와 절정의 케미를 발산하고 있으며 주상욱은 찌질한 코믹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단순한 스토리라인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
‘감격시대’의 후속작 ‘골든크로스’는 ‘쓰리데이즈’와 마찬가지로 복수극으로 포문을 연다. 그것도 상위 0.001%의 이야기를 다루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우들의 캐스팅도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반영한 듯 그 흔한 아이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홍석구 PD는 “아이돌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기 몰입도가 높은 배우를 선택했다”고 했다.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복수극을 다룬 ‘쓰리데이즈’와 달리 ‘골든크로스’는 철저하게 소시민의 비통한 삶을 통해서 공감을 얻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단순한 선악 구조가 아닌 악인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그려내며 인간의 내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만 ‘쓰리데이즈’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인물 구조와 무거운 분위기가 발목을 잡는다. 비슷한 스타일의 드라마가 동시에 방송되면 윈윈(WIN WIN) 효과를 볼수도 있지만 뒤늦게 시작한 작품은 비교 선상에 오른다. 또한
요즘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곤 있지만, 수목극은 방송사들이 여전히 심혈을 기울이는 시간대다. 각양각색으로 무장한 수목극 중 누가 먼저 승기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