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은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고 SBS ‘접속 무비 월드’도 꾸준히 고정 시청자들을 유지하며 방송되고 있다. 특히 ‘접속 무비 월드’의 경우 프로그램 속 하나의 코너였던 이동진 김태훈의 인사이드 무비를 ‘금요일은 수다다’라는 하나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들보다는 가장 뒤늦게 출발한 KBS2 ‘영화가 좋다’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감이 크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영화가 좋다’는 총 6개의 코너로 꾸려지고 있다. 일주일동안 6개의 코너를 준비하기 위해 제작진은 월요일부터 아이템 회의에 돌입한다. 전체 회의를 마치고 아이템을 선정하고 나면 화요일, 수요일에 섭외를 시작, 작가들은 목요일 오전까지 원고를 완성한다. 이후 목요일 저녁부터 내레이터들의 녹음이 더해지고 금요일에 종합 편집을 통해 자막을 넣고 OST를 삽입하며 토요일 방송에 출격할 준비를 마친다.
약 5년 동안 ‘영화가 좋다’를 제작하고 있는 이주영 작가는 항상 아이디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많은 양의 영화를 봐야만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기 때문에 적어도 일주일의 3편 이상의 영화를 관람한다.
“아이디어를 찾는 게 저희의 노하우다. 최대한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잡는다. 신작은 스토리나 배우, 이슈가 되는 장면 등을 짚어주면 된다고 하지만 기획 코너에선 보통 3~4개의 아이템이 나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슈가 될 수 잇는 아이템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료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메이킹 영상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 자료를 모으는 게 일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 영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PD나 작가도 계속 유지하는 편이다.”
“약 16분 정도가 투자되는 가장 긴 코너다. 내레이터를 맡은 사람도 개그맨들이고 토요일 아침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두운 영화는 피한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위주의 영화를 선정한다. 예전엔 비슷한 영화 두 편을 골라냈다면 현재는 자유롭게 두 영화를 묶는다. 일례로 스토리는 전혀 상관없지만 노아의 방주를 소재로 한 ‘에반 올마이티’와 현재판 방주로 불리는 ‘설국열차’를 함께 고른 경우가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고르고 고른 작업이지만 아쉬움을 존재한다. 신작 영화의 경우 각 방송사에서 공개되는 장면이 거의 비슷하다. 항상 스포일러 유출의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화 홍보사에서 주는 영상은 똑같은데 그 안에서 중요하고 꽂히는 장면은 손가락 안에 들기 때문에 화면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영상물이 풀리는 날짜도 비슷하기 때문에 ‘방송사끼리 짜고 했냐’는 말도 들었다. 스포일러는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고민한다. 스포일러는 신작 뿐만 아니라 1000만 관객이 본 영화라도 신경 써야 한다. ‘설국열차’를 1000만이 봤다고 해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단백질 블록의 정체는 밝히지 않는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또 다른 고충은 바로 제작비다. ‘영화가 좋다’의 경우 외주제작이기 때문에 제작비에 가로막히는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타 프로그램에 비해 자사 개그맨들이 내레이터로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도 이는 ‘영화가 좋다’만의 차별화가 되었다.
“제작비만 있으면 저희도 야외 촬영을 하거나 코너에 게스트를 출연 시키고 유명한 성우들을 쓰곤 싶다. 그러나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 개그맨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에 제작비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개그맨들은 기본적으로 연기가 되기 때문에 내레이터로 가능하다. 현재 ‘두근두근’ 이문재-장효인이 하고 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나름의 라인도 있다. 예전에 유세윤과 강유미가 콤비로 내레이터 활동을 했던 것처럼 신인에 가깝지만 뜰 것 같은 개그맨들에게 요청을 많이 한다. 그래서 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다.”
어느새 8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주말 아침을 책임져 온 ‘영화가 좋다’는 마치 영화와 팝콘처럼 토요일 아침과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변함없이 주말에 찾아올 ‘영화가 좋다’가 장수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가길 바란다.
“저희 프로는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