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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기획’은 수많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가 개봉되는 영화계에 꾸준히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다른 이들이 놓친 어린이 관객들의 관심까지도 잡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이노기획은 ‘실미도’ ‘공공의 적’ ‘주유소 습격사건’등을 홍보하던 중 2008년 ‘벼랑 위의 포뇨’를 만났고, 이때부터 주로 애니메이션 홍보를 도맡아왔다. ‘점박이-한반도의 공룡 3D’ ‘더 자이언트’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 ‘소중한 날의 꿈’ ‘스카이포스 3D’ ‘짱구’ ‘도라에몽’ ‘포켓몬스터’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초원의 왕 도제’ ‘슈퍼미니’ 개봉예정인 ‘몬스터왕국’ ‘드래곤 기사단’까지 이노기획의 홍보를 거쳐 간 애니메이션은 다양하다.
사랑하거나 싸우거나 날아다니거나 등의 다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영화 세상에 동심과 순수를 떠올릴 기회를 제공하는 이노기획. 덕분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거나 부모 자식의 대화 소통과 극장 나들이를 돕기에 그저 고맙고 반갑다. 이노기획의 직원에서 시작해 대표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원영은 지금 이 시간에도 꾸준히 어린이 관객을 넘어 어른 관객까지도 즐길 애니메이션 홍보에 노력을 가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품은 이노기획
Q. 이노기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A. : “이와 노는 한글이 아닌 한자다. 명함에 ‘이노기획은 영화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말 그대로 이노기획은 영화와 나 두 가지를 사랑한다는 의미다.”
Q. 이노기획은 주로 애니메이션 홍보를 도맡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 “시장에 애니메이션의 편수도 많아지고 이노기획이 ‘짱구’ ‘도라에몽’ ‘포켓몬스터’ 등 인지도가 있는 애니메이션을 홍보하고 어느 정도의 성적도 거두다보니 새롭게 애니메이션을 투자배급, 제작하는 분이 의뢰를 신청한다. 2008년 ‘벼랑 위의 포뇨’를 홍보했고 그 후 주로 애니메이션을 홍보하게 되더라. 9살배기 아들이 있는데 내가 홍보할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들의 의견을 듣고 참고하기도 한다. 물론 너무 애니메이션만 도맡아서 서서히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른 작품도 홍보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Q. 다른 홍보사들 과의 차이점이 있나.
A. : “주로 상대하는 층이 아이들과 부모님이다 보니 이들의 세계를 다른 홍보사보다 잘 아는 것 같다. 물론 이노기획에서 나만 자녀가 있어 직원들이 내가 느끼는 감정을 느낄지는 모르겠다. (웃음) 때문에 직원들에게 앉아서 끙끙거리기보다는 동네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가서 아이들이 무엇을 사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보거나,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제안한다.”
Q. 이노기획이 애니메이션을 만나기 전을 떠올렸을 때, 홍보방향에 있어 일반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가 있나.
A. :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성인을 대상으로 영화를 홍보할 경우 정보전달에 용이하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맡을 경우 주 타깃이 초등학생 저학년을 둔 부모와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손이 많이 가고 우리가 이들을 찾아다녀야 된다. 시사회 등 행사를 진행할 경우 소란스럽고 정리도 잘 안 된다. 아이들이 소리도 지르고 떼도 쓴다. 그러나 난 아들도 있고 부모님의 입장이라 그런지 현장에 가면 아들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재미있다. (웃음)”
Q. 최근 ‘슈퍼미니’를 홍보했는데 어땠나.
A. “ ‘슈퍼미니’에는 대사가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아빠와 엄마, 아이들이 재잘거리더라. 서로 장면을 보고 의견을 공유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나 역시 ‘슈퍼미니’를 봤을 때 대사가 없어 걱정하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관람했다. 사실 대사도 없고 연예인 목소리 연기도 없기에 홍보할 때 최대한 많이 보여주자는 식으로 정했다. 그래서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시사회도 많이 진행했다. 그러나 역시 비수기라 사람이 없더라. 아마 어린이날 시즌을 기점으로 사람들의 극장 나들이가 많아질 것 같다. ‘슈퍼미니’가 좋은 시즌에 개봉했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텐데 아쉽다.”
Q. 홍보를 맡은 것 중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A. “5월 1일에 함께 개봉하는 ‘몬스터 왕국’과 ‘드래곤 기사단’이다. 두 편 모두 재미있다. 그러나 ‘리오2’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등 경쟁작이 너무 쟁쟁해 걱정이다. ‘몬스터 왕국’의 주인공은 토끼다. 어드벤처보다는 5월 가족의 달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보면 좋은 작품이다.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있어 보고나면 따뜻해진다. ‘드래곤 기사단’은 주인공이 용들이다. 사랑과 우정, 아빠와 아들의 우정이 있지만 전설의 기사가 악당을 물리치고 드래곤 왕국을 구하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관람가능하다.”
Q. 보통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도 흥행을 알 수 없을 듯하다. 예상 외로 흥행을 못 거뒀을 때 임시방편이 있는가.
A. “예상과 달리 흥행을 못 거뒀을 경우 물론 고민하고 긴급회의를 진행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지만 그 시간에 이미 애니메이션의 운은 다하거나 극적인 반전을 얻지는 못한다. 다른 작품과 달리 애니메이션은 흥행이 상당히 짧다. 이미 예상외의 흥행 성적을 기록할 때는 마케팅 홍보의 힘은 필요가 없다. 때문에 개봉 후 홍보 ??항을 바꾸는 건 이젠 거의 불가능하다.”
Q.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홍보하면서 주로 느끼는 생각은 무엇인가.
A. “요즘 워낙 스마트폰이 발달해 사람들이 다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을 즐길 아이들 역시 빠르게 성인이 되가는 듯하다. 이노기획이 여름에는 ‘도라에몽’을 겨울에는 ‘포켓몬스터’ 어린이날에는 ‘짱구’ 등을 4~5년째 시리즈로 개봉하는데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의 연령층이 달라진 게 눈에 보인다. 갈수록 어려진다. 지금 초등학생들에게는 ‘도라에몽’이 유치한 존재더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즐길 나이가 있고 작품이 주는 미덕을 느낄 나이가 있는데 너무 빨리 성인이 되는 것 같아 아쉽다.”
Q. 애니메이션 홍보의 어려운 점은 없는가.
A. “애니메이션 말고도 극장에 상영해야 될 작품의 수가 너무도 많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오전에 많이 상영되는데 제한된 상영 시간과 상영관 수,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등장 등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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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인을 시사회에 초대하면 다들 ‘고맙다’고 한다. 지인에게 가족이 함께할 기회와 시간을 제공했다는 게 기분이 좋다. 또한 친구들의 자녀를 더빙 현장에 초대하거나 스타들이 나오는 시사회에 초대할 경우 ‘저 삼촌은 무슨 일을 하는 거지, 정체가 뭐지’ 등의 이유로 난 그저 궁금한 존재다. (웃음) 과거 배우 여진구를 좋아하는 내 친구의 딸을 더빙 현장에 초대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 이런 게 즐거움이랄까.”
Q. 애니메이션을 홍보하는 입장에서 관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사실 애니메이션을 홍보하면서 성인관객까지 불러모아야지라는 생각은 할수록 힘들다. 과거 ‘벼랑 위의 포뇨’를 홍보했을 때, 국내 개봉은 12월이었고 일본 개봉은 7~8월이었다. 당시 일본 동경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는데 극장에서 ‘벼랑 위의 포뇨’를 봤다. 평일 300~400석의 자리에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부터 흰머리가 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앉아있더라. 물론 ‘벼랑 위의 포뇨’가 지브리 스튜디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브랜드가 있기도 하지만 놀라웠다.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라에몽’의 경우에는 어릴 적 이를 보고 즐기며 자란 아버지와 새롭게 접할 아들이 함께 극장을 방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이노기획 최원영, 직원에서 대표로 오기까지
Q. 직원에서 대표로 어떤 과정이 있었나.
A. “2011년 말에 원래의 대표님이 다른 회사에 가고 ‘이제 네가 해봐라’라며 우연히 대표 자리에 오게 됐다. 2011년 가을 내 명의로 사업자를 변경하면서 사실 이름과 로고를 바꿀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내가 대표가 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노기획이라는 회사가 가진 브랜드와 위치, 이미 많은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에 있을 회사이름 등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냥 가자라고 전화번호조차 바꾸지 않았다.”
Q. 직원에서 대표로,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나.
A. “직원이었을 때 내가 이렇게 했을까 싶다. 직접 대표로 일을 하다 보니 아이와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많이 변했다. 내가 직원이었을 때 이렇게 일을 했다면 대표님에게 엄청 사랑받았겠다 싶다. (웃음) 열정보다는 그냥 마음에서 우러나서 일을 하고 있다.”
Q. 영화관계자들은 거의 모두가 다 동안 같다. 최원영 대표 역시 동안 같은데 주로 애니메이션을 홍보해서 그런 건가.
A. “(웃음) 그렇진 않다. 애니메이션을 주로 홍보하니 순수해진다기보다는 상대하는 타깃이 젊은 부부 또는 아이들이라 조금은 깨끗해지는 것 같다.”
Q. 직업에서 대표가 된 것이라 아무래도 직원들의 마음을 잘 알 것 같다. 직원들에게는 어떤 대표인가.
A. “직원이었을 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를 몰라줘 나 역시 섭섭한 적도 있었다. 직원들에게 최대한 일을 즐겁게 하라고 말하는 편이다. 어차피 하는 일 다른 이에게 인정도 받고 즐겁게 하는 버릇을 들여라 라고 자주 이야기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 역시 이해를 못했었지 라고 생각한다. (웃음) 때문에 직원들이 이 말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려한다.”
Q. 이노기획에서는 청일점, 홍보마케팅 쪽에서도 남성보다는 주로 여성이 많다. 어려운 점은 없는가.
A. “불편했다면 아마 이 일을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 일은 혼자 앉아서 하기보다는 A부터 Z까지 사람들과 소통해야 된다. 물론 꼼꼼함까지 요하며 클라이언트들을 상대해야 된다. 그래서 아마 남자보다는 여성이 많다. 내가 처음 일했을 때에도 남자들은 많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꽤 있더라.”
Q. 애니메이션 홍보도 하고 궁금한 삼촌으로 기억되고, 아들과 대화의 기회까지 모두 잡고 있는 최원영 대표. 영화인으로 산다는 건.
A. “즐겁고 행복하다. 물론 장기간 계획아래에 이노기획을 맡아 다양한 애니메이션 관련 일을 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아들이 생기고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면서 등등 즐겁게 일하고 있다. 야근도 잦고 주말에 사무실에 나가 가정에는 많이 신경을 못 쓰기도 하지만 좋다. 본래 난 공대출신이다. 광고 서클에서 활동해 전공과 다른 일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전공을 살린 동기나 후배들과 비교해보면, 훨씬 즐겁고 다양하게 일하는 편이다. 지인의 눈에는 난 특별한 직업을 가진 평범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웃음) 지금은 정말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 사진=포스터 |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