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12일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인물이 있다. 바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가수 데뷔의 꿈을 이룬 구자명이다. 그것도 음주운전 사고라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직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로까지 뽑혔지만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 두고 가수의 꿈을 키워온 구자명은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의 축구팀에 발탁되면서 남다른 실력을 보여줬다. ‘예체능’이 본인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구자명은 그 기회를 날려 버렸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예체능’이 차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예체능’은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농구편’은 90년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물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농구편이 시청률을 충분히 올려놓은 시기인 지난 1월 방송된 배드민턴 레전드 편은 9.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태권도 편’이 방영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 평일 심야 예능이 최근 케이블 채널에 밀려 전체적인 시청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태권도 편’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도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긴박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였던 ‘농구 편’과 달리 격파 대결, 겨루기 등으로 이어지는 ‘태권도 편’의 경기는 지루했고 시청률이 4%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히도 ‘축구 편’은 시작 전부터 멤버 구성을 비롯한 코치, 감독 선임까지 많은 관심이 쏠렸고 시청률도 상승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발생한 구자명의 사고는 ‘예체능’에겐 뼈 아픈 일이 돼버렸다.
점차 축구팀 구성도 맞춰가는 시점에서 구자명의 존재감은 중요했다. 연예인 축구단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는 비스트 윤두준, 이기광이 있긴 했지만 국개대표로까지 발탁될 정도의 실력을 가진 구자명은 팀에 에이스였고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의 빈자리는 13일 방송된 ‘예체능’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미 녹화 분량이 3회나 남아있는 가운데 ‘예체능’ 제작진은 구자명의 출연분을 편집할 것을 예고했다. 이날 방송에서 구자명은 전체샷에서만 얼굴이 등장했을 뿐 찾아볼 수 없었다. 실력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였기에 그가 중점이 될 것이었지만 대부분 편집되면서 시청자들을 팀의 활약을 결과로만 확인하게 됐다.
방송사의 당연한 결정이지만 ‘예체능’ 프로그램 자체는 물론, 축구팀으로서도 에이스를 잃으며 날개가 꺾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체능’ 축구팀이 월드컵을 맞아 브라질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축구팀의 경기보단 브라질 월드컵 현지 상황이 전하는 것이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을 맞은 ‘예체능’이 이를 극복하고 ‘축구 편’으로 농구 못지 않은 인기를 구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