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그만큼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자막은 한편으론 예민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자막 하나로 시청자들이 출연자에 대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막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은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이하 ‘아빠어디가2’)다. 출연자의 표정, 행동부터 의상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캐치해 이를 자막으로 재밌게 풀어낸 장면은 큰 웃음을 유도하며, 웃음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도 빵빵 터지게 만든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리 화면만 보는 것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걸 자막으로 보여주면 훨씬 집중도가 높아진다. 그냥 듣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자막의 색깔을 진하게 넣고 특이하게 넣으면 몰입도가 높아지게 되고, 시청률을 올릴 수도 있기 때문에 자막이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다. 그래서 자막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도 한라봉 농장을 찾은 추성훈 가족의 모습이 공개된 과정에서 추사랑은 엄마 야노 시호에게 일본어로 “엄마도 드세요(ママも食べて)”라 말했다. 이때 ‘엄마도 드세요’라는 말 대신 ‘까주세요’라는 자막이 나타났고, 이 장면은 오역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출연자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비쳐지게 됐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자막 오류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준영 정유미 커플이 ‘파인애플’을 두고 설전을 벌인 장면에서 정준영은 “파인애플은 무처럼 밭에서 뽑는 거다”고 말했다. 이에 정유미와 패널들은 이 말을 믿지 못했고, 제작진들 역시 자료화면을 준비해 정준영의 주장에 반론했다.
그러나 정답은 정준영의 설명이 맞았다. 잘못된 정보를 알린 것을 물론 출연자를 조롱하는 듯한 편집은 시청자들의 큰 비난을 사게 됐다.
이어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프로그램이나 한 사람의 이미지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조어 사용도 문제다. 문법에도 맞지 않은 자막 사용으로 아이들 국어 교육에도 방해될 수 있다. 과도한 자막 사용은 지향해야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사용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