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 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농구와 ‘마지막 승부’
‘마지막 승부’는 1990년대 열풍을 불러일으킨 농구를 소재로 삼아 한 마디로 대박을 냈다. 고등학교 절친이었던 친구들이 다른 대학 농구팀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풋풋하게 그려냈다. 당시 일본 만화 ‘슬램덩크’와 더불어 실업팀도 아닌 대학 농구가 큰 인기를 모았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승부는 항상 박 터지는 싸움이었고 농구장은 소녀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 농구 선수들을 주인공으로 했던 ‘마지막 승부’는 잘 생긴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장동건을 스타로 만들어줬다. 당대 인기 스타였던 손지창, 이상아 등이 출연했으며 ‘마지막 승부’에서 정다슬 역을 맡았던 심은하는 청순한 외모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김민교가 부른 ‘마지막 승부’의 OST까지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 ‘마지막 승부’의 영광을 그리려 했으나… ‘아이싱’
‘마지막 승부’로 재미를 본 장두익 PD와 장동건, 이종원이 다시 뭉쳤다. ‘아이싱’은 국내 최초로 아이스하키를 소재로 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청춘 스타 장동건과 9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이승연이 함께 호흡을 맞췄으며 한 여름 시원한 얼음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하지만 ‘마지막 승부’와 비슷한 스토리 라인과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이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지막 승부’ 만큼의 명성은 얻지 못했다.
◇ ‘태릉선수촌’에선 운동도 하고 사랑도 하고
등에 ‘스페샬홍’이라는 이름을 새기고 다니는 꼴통 유도 선수 이민기와 양궁 금메달리스트 최정윤, 체조 천재 송하윤과 비인기 종목인 수영 선수 이선균은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달달한 청춘물을 완성시켰다. 특히 이선균의 로맨티스트 이미지는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각인되긴 했지만 ‘태릉선수촌’ 속 이동경 역이 먼저였다. 이윤정 PD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도 ‘태릉선수촌’이 됐다.
◇ 피겨 인기와 화려한 캐스팅 속 아쉬운 ‘트리플’
김연아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 결과 피겨를 소재로 삼은 드라마까지 탄생했다. 바로 ‘트리플’이다. ‘태릉선수촌’의 이윤정 PD는 이 드라마를 통해 또 다시 청춘 스포츠물을 선보이게 됐다.
캐스팅 면모는 지금 봐도 화려하다.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으며 민효린이 세 오빠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으로 분했다. 여기에 지금은 스타가 된 송중기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트리플’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30대를 겨냥한 코드들이 많아서 초반엔 눈길을 끌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지지부진한 전개와 이복 남매의 사랑, 친구의 별거 중인 아내를 사랑하는 설정 등이 공감을 얻지 못했다. 특히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그 매력이 드러나지 않았다. 정식 선수가 아니다 보니 느껴지는 민효린의 어색한 피겨 연기는 ‘트리플’을 싱거운 작품으로 만들었다.
◇ 스포츠 드라마 마니아 주진모? ‘때려’ VS ‘드림’
‘때려’는 신민아가 복서로 분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민아의 오빠를 죽게 만든 장본인인 전 권투선수 주진모와 신민아의 러브스토리까지 더해졌다. 뻔한 이야기임에도 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그 전까지 연기자로 기억되는 작품이 없던 신민아와 주진모는 ‘때려’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때려’는 가수 성시경의 연기 데뷔작으로 충격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드림’은 제목조차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때려’에서 권투선수 역을 맡았던 주진모는 ‘드림’에선 스포츠 에이전트 역을 맡아 전과자 출신 김범을 격투기선수로 성장시키는 과제를 수행했다. 여주인공 손담비는 이들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태보 강사 역을 맡았다. 하지만 ‘드림’은 MBC ‘선덕여왕’과 맞서는 불운한 대진운에 손담비의 연기력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5%대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얻었다.
◇ 스포츠와 의사가 만났다…스포츠 메디컬 드라마 ‘닥터챔프’
그 동안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태릉선수촌 의무실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신선했고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의 열정이 돋보였다. 특히 선수들에게 부상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실감나게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1등만 인정하는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 비운의 스포츠 드라마 ‘맨땅에 헤딩’-‘버디버디’
‘맨땅에 헤딩’은 제목 그대로 시청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첫 연기 도전작이며 인기 스포츠인 축구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뚜껑을 연 ‘맨땅에 헤딩’은 유노윤호의 미성숙한 연기력과 뻔한 설정과 스토리라인으로 비난을 받았다. 특히 앞서 스포츠 에이전트를 소재로 한 ‘드림’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결국 3%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던 ‘맨땅에 헤딩’은 조기종영됐다.
유이 주연의 ‘버디버디’는 아예 편성 조차도 잡기 힘든 상황으로 시작했다. 이현세 화백의 원작은 소재로 한 ‘버디버디’는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