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최근 연예계는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산다. ‘의리’로 카메오 출연하고 ‘의리’로 소속사와 재계약에 임하기도 한다. 또한 ‘의리’로 뭉쳐 드라마를 다시 제작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이 사례들은 훨씬 이전에도 연예계에 즐비했다.
갑자기 ‘의리’ 타령을 하게 된 것은 당연히 배우 김보성 때문이다. 김보성은 ‘의리남’이라 불릴 정도로 매번 이를 강조해왔다. 갑자기 그가 의리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된 것은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이국주가 가정부 보성댁 역할로 김보성의 캐릭터를 패러디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 사진=MBN스타 DB |
SNS에는 이를 패러디한 영상, 사진들이 쏟아지며 단번에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고 자연스럽게 김보성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물했다. 김보성은 ‘의리’로 남성화장품 브랜드의 광고와 음료 광고의 전속 모델로 발탁이 되기도 했으며, 예능프로그램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 ‘의리 바람’은 김보성, 그리고 온라인을 넘어 연예계에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들은 의리로 뭉치고, 의리로 서로를 도우며 재미와 성과를 동시에 거두기 위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가수 백지영은 지난 8일 오후5시 열린 남성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같은 해에 데뷔한 동기에 대한 ‘의리’로 지원에 나선 것이다. 백지영은 지난 7일 방송국에서 만난 플라이투더스카이로부터 게스트로 무대에 서달라는 부탁을 갑작스럽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수락해 여러 방송 스케줄 시간을 쪼개 콘서트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백지영은 선배 가수인 이선희의 콘서트에도 게스트로 오르며 ‘의리’를 과시했다. 그녀는 앞서 이선희와 함께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이후 사적인 만남을 하며 같은 여자가수로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지영은 “이렇게라도 조금이나마 선희 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답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 어릴 적부터 우상이었던 가요계 대선배님의 무대에 게스트로 설 수 있게 되어 너무 영광스럽다”며 콘서트 게스트로 나서게 된 소감을 전했다.
가수 조성모는 최근 tvN ‘SNL코리아’를 통해 1995년 찍었던 매실음료 패러디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방송 이후 초록매실 측은 조성모 콘서트에 음료를 협찬한데 이어 최근 다시 전속모델 계약을 제안해 성사시키며 남다른 의리를 보였다.
콜라보레이션도 의리로 뭉친 이들이 눈에 띈다. 아이유는 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의 피처링은 물론, 뮤직비디오 출연과 작사까지 맡으며 아낌없는 지원을 보냈으며, 이 같은 아이유의 전폭적인 지원은 하이포의 멤버 김성구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하이포의 김성구는 아이유와 연습생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현재까지도 피에스타의 혜미, 엠블랙의 천둥과 쭈구리라는 모임을 만들어 함께 할 만큼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 썸남’ 정기고의 첫 미니앨범인 ‘패스 파인더’(path finder)에서 ‘유어바디’(yourbody)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정기고와 빈지노는 언더그라운드 활동 때부터 오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기곡인 ‘너를 원해’에서 다시 한 번 손을 잡으며 여전히 변치 않은 의리를 뽐냈다.
이밖에도 ‘의리’는 가요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기자들에게 쏟아지는 보도자료다. ‘의리’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최근 일주일 동안 수십 건의 자료들이 줄을 잇는다. 보도자료 제목을 유행어를 섞어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