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2014년 상반기 영화계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의 공식 한국 촬영이 진행됐으며,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추모의 물결에 동참하기도 했다. 또 2년 연속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2년 연속 실패했지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충무로 젊은 피’들로 인해 희망을 갖게 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상반기 영화를 되돌아봤다.
▲ 말 많고 탈 많았던 ‘어벤져스2’ 한국 촬영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서울의 마포대교, 세빛둥둥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강남대로 일부, 문래동 철강거리,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도로 등에서는 영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이 진행됐다. 이번 ‘어벤져스2’의 한국촬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지만,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어벤져스2’ 촬영이 우리나라 관광 및 영화 산업 발전을 촉발 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한국관광공사는 직접 효과로 4천억 원, 브랜드 제고까지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2조 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외국 영상물 국내 로케이션’제도로 ‘어벤져스2’ 제작진은 국내에서 쓰는 제작비 100억 원 가운데 30억 정도를 환급받게 된다. 또 차량이 폭파되고 건물이 부서지는 블록버스터 장르 상 관광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벤져스2’ 촬영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마포대교 양방향을 전면 통제하고 진행한 ’어벤져스2’ 첫 촬영은 저작권과 스포일러 유출을 경계하며 삼엄한 통제 하에 진행됐다. 하지만 마포대교를 비추고 있는 교통용 CCTV가 문제가 됐다. ‘어벤져스2’ 측은 급히 조치를 취해 CCTV 방향을 전환했다. 마포대교 첫 촬영 종료 직전 한강에서 시신이 떠올랐다. 자살대교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마포대교답게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20대 추정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 청담대교 촬영에선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여기에 ‘어벤져스2’ 제작진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지진과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사건 사고가 벌어졌다.
▲ 세월호 침몰사고 영화계도 애도 물결, 관객수 감소, 영화제 축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도 크게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7일 발표한 ‘4월 한국영화산업결산’ 자료에 따르면 4월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18.1% 하락한 920만 명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4.4% 감소하면서 721억 원이었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21.9%로 4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202만 명, 매출액은 151억 원이었다. 지난해 한국영화 점유율이 39.8%를 기록한 것과, 총 관객수 448만 명을 나타낸 것을 비교할 때 큰 폭으로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4월이 비수기인데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1일 개막된 제 1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애도, 위로하는 의미로 진행했다. 개막식은 레드 카펫과 리셉션 등의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축하하며 영화제를 찾는 게스트들의 간단한 무대 인사를 했다.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그 밖의 이벤트는 최소화했다. 폐막식은 시상식으로 대체했고 간판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은 장편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등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다.
▲ 한국영화 2년 연속 칸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실패 ‘가능성 봤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최됐다. 하지만 장편 영화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는 이름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당초 임권택, 홍상수, 김기덕 감독 등 국내 감독들이 신작을 출품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진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영화가 2년 연속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실패의 쓴 맛을 봤다. 비록 경쟁부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영화는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줬다. 먼저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부문에 진출했다. 또 창 감독의 ‘표적’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됐고, 권현주 감독의 단편 ‘숨’은 학생 부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받았다. 뿐만 아니라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는 이번 칸 감독주간에 초청받아 전세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위에 언급한 작품들의 감독은 30~40대 초반의 나이로 충무로에서 ‘젊은 피’로 분류된다. 젊은 만큼 발전가능성도 높고, 향후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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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