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 속 위기에 당면한 출연진 혹은 프로그램을 향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그에 따른 결과는 책임질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편집자 주>
“‘노다메 칸타빌레’ 여주인공을 연기할 배우가 정말로 없는 건가요?”
방은 정리하지 않아 언제나 쓰레기장이요, “꺄오”와 같은 이상한 괴성을 자주 지르는 괴짜지만, 밝고 상냥한 성격에 꾸밈없이 솔직하게 사랑할 줄 아는 귀여운 그녀 ‘노다메’가 한국 안방극장에 상륙한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2006)가 오는 10월 방송을 목표로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제작에 돌입했다.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한국명 ‘칸타빌레 로망스’ 가제)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연일 화제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우에노 주리가 연기한 노다메가 너무 강력해서일까. 극중 노다메가 첫 눈에 반한 대상이자 또 다른 남자주인공 치아키 역으로 일찌감치 캐스팅을 확정한 주원과는 달리 노다메의 자리는, 유력한 후보자만 있을 뿐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국내판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오면서, 제일 먼저 노다메 캐스팅에 후보에 오르 내렸던 여배우는 바로 이하나와 심은경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20대 초반의 배우 심은경. 음악대 피아노과 2학년인 극중 노다메의 나이와 현재 본인의 나이가 같을 뿐 아니라,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외모, 이미 보증된 연기력은 노다메 역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실제 ‘노다메 칸타빌레’ 캐스팅 제안을 받았던 심은경은 영화촬영 일정과 겹치면서 출연을 고사해 많은 이들의 진한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노다메 칸타빌레’의 소식은 지난 7일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가 노다메 역으로 최종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에서는 “색다른 한국판 노다메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과 “날씬한 미인형의 윤아와 수더분한 노다메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입장이 부딪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이기는 하다 아직 대중에게 완전히 인정받지 못한 윤아의 연기력과 아이돌 출신이라는 부정적인 색안경 역시 윤아의 캐스팅을 반대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여배우 중 노다메를 연기할만한 인재가 없는가”라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된 심은경과 윤아, 이하나를 제외하고 노다메 역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연기로 승부한다” 천우희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영화 ‘한공주’ 속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유리같은 한공주를 보면서, 영화 ‘써니’의 본드녀를 떠올린 이는 얼마나 될까.
원작에서의 노다메는 과격한 코믹 연기를 기본으로, 애절한 감성 연기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연기센스를 필요로 하는 역할이다.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되는 리메이크 판에서 노다메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으나, 연기로만 따져봤을 때 극과 극을 능숙하게 소화했던 천우희니 자신만의 노다메를 보여줄 가능성도 높다.
상대역인 주원과 케미도 나쁘지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브라운관에서 생소한 얼굴이라는 약점 역시 ‘노다메 칸타빌레’ 자체가 영향력이 있으니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앙칼진 천우희의 고양이 눈매가 천진난만하고 순박한 인상의 노다메와 달리 매서워 보인다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원래 인상마저 연기하는 직업이 배우 아닌가. 본드 불던 무서운 언니에서 한순간에 상처받은 피해자로까지 변신했는데 순박한 연기쯤이야…
“나 시트콤 ‘하이킥’ 출신 여배우야” 백진희
↑ 사진=‘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캡처 |
노다메를 연기함에 있어서 키포인트는 코믹연기를 함에 있어서 ‘얼마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다. 노다메 그 자체였다는 평가를 받는 우에노 주리의 경우 여배우로서 하기 힘든 눈까집기와 촌스러운 화장을 스스럼없이 하면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에서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그렸다는 평을 받았던 백진희는 당시 엉덩이 노출은 물론 집주인의 눈치를 보다 사시가 되는 장면을 연기면서 재미를 전했다.
‘하이킥’을 통해 코믹연기를 인정받으며 2011년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시트콤부문 인기상을 수상했던 백진희는 최근 MBC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 ‘기황후’ ‘트라이앵글’에 연이어 출연하며 전보다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자랑하며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요즘들어 계속 청순 여배우의 길을 걸으려고 한다는 점과, 백진희 특유의 여리여리한 느낌은 억센 아저씨스러운 노다메의 면모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노다메의 사랑스러움을 원한다면, 박보영
↑ 사진=MBN스타 DB |
지저분하고 덜렁대며, 궁국의 4차원적인 성격을 보여주어도 기본적으로 노다메는 사랑스럽다. 노다메를 연기하는 20대 여배우중, 사랑스러움을 연기하는데 있어 박보영 만한 배우가 또 없다.
아역배우 출신인 박보영의 연기는 두말할 나위 없다. 귀여우면서도 통통 튀는 이미지에 호소력 있는 연기는 박보영만의 강점, 이로 인해 나이·연기·외모 삼박자를 고루 갖춘 노다메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최강칠우’(2008) 이후 영화촬영에만 치중했으니 한 번쯤은 드라마로 돌아올 시기도 됐다.
심은경이 노다메를 고사한 이후 노다메 후보로 박보영을 지지하는 이들이 역시 적잖게 있었고, 이는 그만큼 노다메와 박보영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또
다만 박보영 특유의 청순가련과, 발랄하고 코믹한 모습 보다는 지켜주고 싶은 소녀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은 괄괄한 노다메와 상이할 수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