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하지만 주목을 받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가 고뇌하고 힘들어하는 어려운 연기를 하고 있을 때, 관객의 관심은 주지훈과 이광수에게 갈 게 뻔하다. 그래도 지성은 서운해하지 않았다.
"영화 보면 두 사람이 많은 분량이죠? 제가 해야 하는 몫은 확실히 정해져 있어요. 어떤 욕심을 부리는 순간 영화가 산으로 간다고 생각했으니 이렇게 나올 거로 예상은 했죠. 주인공이라는 생각보다 두 사람에게 호흡을 나눠주고 싶었어요. 물론 현태가 감정을 쌓아가는 부분들을 몇 신 안 주어진 상태에서 해야 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나온 영상이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지성이 '좋은 친구들'을 택한 이유는 지난해 그의 결혼식과 관계가 깊다. "작년 결혼식 때 친구들로부터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별 뜻 없이 친구 둘에게 편지 낭독을 부탁했는데 읽어주는 순간 뭉클하고, 슬프기도 하더라고요. 내 옆에서 함께해줘서 고맙다는 생각 정도를 했나 봐요. 편지에 친구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거든요. 마침 그즈음 '좋은 친구들'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최대한 진심을 담아보자는 마음으로 현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죠."
지성은 또 "평범한 이야기 같은데 누아르 풍이 된다는 게 인상이 깊었다. 이야기도 촘촘해 좋았다. 흥행에 상관없이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어 즐겁다. 촬영할 때도 제작진과 스태프, 배우들과 즐거웠는데 행복할 따름이다. 흥행을 떠나 관객의 좋은 평 덕분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제가 신인 때 선배들 어깨너머로 두서없이 연기를 배웠어요. 제가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나에게만 어울리는 옷만 입으려고 하지 않았죠. 사람들이 꺼릴 때 정통 사극이라는 안 어울리는 것도 해봤고요. 영화 '나의 PS 파트너'도 비슷한 맥락이죠. 하나씩 걸어가 보는 내 행보가 나중에 제 연기 인생을 완성해줄 것이라고 믿어요."
아내인 이보영은 최근 들어 출연하기만 하면 연타석 흥행을 치는 것과 관련해 그 기운을 좀 받았을까 했는데 작품은 전적으로 자신이 고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흥행이라는 결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의연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돼 있다"는 설명이다. "저는 제 삶을 화려하게 꾸미고 싶지는 않아요.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온 거예요. 그걸 칭찬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욕심은 없어진 것 같아요. 그저 저를 캐스팅해주고 찾아주는 게 고마운 거죠. 전 배우로 봤을 때 천재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노력파인 것 같아요. 고민하는 만큼 나오는 것 같아요. 늘 고민하고 있죠."(웃음)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