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MBC 관계자에 따르면 '나는 가수다'는 9월 초께 녹화를 준비 중이다. 서울 상암DMC 신사옥 개국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의 일환이다.
MBC 관계자는 "아직 기획 단계다. 방송 포맷이나 지속성 여부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인권 씨 등 몇몇 가수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음악 팬들은 기대가 크다. 평소 방송에서 보기 힘든 가수들의 귀환과 더불어 그들을 한 무대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네티즌은 벌써 조용필, 이선희, 이승철, 박효신, 나얼, 이승환, 임창정, 김동률, 이수, 알리, 거미 등 다수 가수를 거론하며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섭외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있지만 일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가요계 반응을 살핀 결과,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네티즌이 거론한 대부분의 가수 측은 "제안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 "회사 처지에서야 MBC 개국 축하 자리인 만큼 응하고 싶지만, 일단 가수 본인들이 부정적이다. 출연 요청이 온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각각 뮤지컬·공연·앨범 준비 등으로 "바빠서"다. 또한 '나는가수다'가 끝난 후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거나 대기 중인 가수도 상당수 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나갔거나 '레전드'로 칭해지고 있는 가수들이 경연을 펴는 형식은 그들에게 여전히 부담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이나 다소 젊은 가수들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불후의 명곡'과 너무 많이 겹친다"며 "프로그램을 살리는 것이 아닌, 단순히 MBC 개국을 홍보하는 공연에 가수를 들러리 세우는 모양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3월 MBC '일밤'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나는 가수다'는 당시 신드롬에 가까운 반향을 일으키며 가요계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국내 톱 보컬리스트들의 출연과 이들에 대한 재조명은 다양한 장르 음악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2012년 12월까지 두 차례 시즌을 나눠 방영된 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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