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송초롱 기자] 가수가 새 앨범을 내고 무대에 오르면, 노래 이전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안무, 바로 무대 퍼포먼스이다. 특히 이번 ‘굿럭’ 앨범에서 비스트는 이전 앨범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데뷔 최초로 칼 군무에 도전한 것이다.
새로운 모습에 도전하는 비스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기 위해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의 총괄 안무 디렉터인 김세환 단장을 만나봤다. YG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현재 큐브에 정착하게 된 그와 MBN스타는 비스트의 현재 모습과 미래, 그리고 큐브 퍼포먼스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A. 이름은 김세환이고, 큐브에서 아티스트 퍼포먼스 프로덕션부 속이다. 안무의 전체적인 디렉을 맡고 있다.
Q. 비스트는 해외 안무가가 아닌 국내 팀과의 작업을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외국 안무가와의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들었다. 어떻게 해외 안무가와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A. 이전의 안무팀과의 호흡도 중요하긴 했지만 일단 변화가 많이 필요로 했다. 멤버들도 이런 것들을 많이 어필을 했고, 이러한 이유가 스타일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전에는 프리한 아이돌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격을 갖추면서도 잘 놀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쟈니라는 핫하고 프레쉬한 안무가를 섭외하게 됐다.
Q. 해외안무가에 대한 비스트의 반응은 어땠나.
A. 좋았다. 멤버들 자체가 매우 원했던 작업이었다. 비스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선택이었다.
Q. 비스트는 칼군무와는 먼 그룹이었는데, 이번에는 군무를 선택했고, 반응이 뜨겁다. 단장님에 대한 생각은? 원래 비스트의 모습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A. 연차가 오래되다 보면 느슨해 질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얻을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스트를 달랐다. 굳이 초심이라고 표현하기 보단 ‘더 열심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라는 열정이 비스트에게 있었다. 멤버들도 변화를 느꼈고 특히 현승이는 발을 다칠 정도로 열정적으로 무대를 했었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Q. 발동작이 많고 안무가 속된 말로 ‘빡센’ 안무였는데 비스트의 소화능력은?
A. 대부분 많이 힘들었고 원래 추던 스타일과는 다른 스타일이어서 심지어 국내에서도 많이 추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전에는 힙합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엔 얼반이 좀 섞인 부분이라 힘들어 하긴 했지만 노련미라고 해야 하나 100% 완벽 하진 않더라도 무대에서 멋지게, 있어 보이는 춤을 잘 추는 비스트였다.
Q. 춤을 배울 때 가장 쉽게 배웠던 멤버와 힘들어했던 멤버는?
A. 기광이도 잘하고 요섭이 현승이도 다 잘하는데 아무래도 현승이가 조금 나았다. 여태까지 받아온 수업과 비슷한 스타일이기도 했고, 운이 좋게도 현승이가 지금 안무 스타일을 많이 레슨도 받고 연습도 했다. 지난 콘서트 때도 솔로에서 췄던 춤과 같은 스타일이고. (목줄하고 췄던?) 맞다. 원래의 비스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콘서트 때 준비했던 건데 그래서 그런지 전문가 입장에서의 표현력은 현승이가 가장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 힘들어 했던 건 동운이?
Q. 원래 동운과 두준이 가장 춤을 힘들어했던 멤버가 아닌가 싶은데 이번 무대에서는 위화감 없이 멋진 모습을 보였다. 따로 둘이서 연습을 했나.
A. 연습도 연습이지만 각오가 남달랐다. ‘다른 모습을 보여 주겠다’라는 생각으로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
A. 전체적인 안무는 해외안무가가 했지만 각자의 파트부분에서 조금씩 포인트를 줬다. 원래대로라면 프리댄스 부분도 처음부터 일정부분 맞추는 부분이 있긴 한데 이번에 함께 작업한 해외 안무가는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파트부분도 개성 넘치게 안무를 짜줬다.
Q. 포인트 댄스 부분은?
A. 가슴치고 ‘굿럭’하고 ‘브이’하는 후렴부분이나 맨 처음 안무 시작부분. 사실 그 안무는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다. 아무도 없는 듯 했다가 멤버들이 한 명씩 일어 날 때마다 점점 대형이 보이는. 하지만 그렇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안무를 짜서 회장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대중성과 퍼포먼스 적인 부분으로 방향이 나뉘는데, 두 부분 모두 찾기엔 좋은데 너무 힘들다. 이번 비스트의 경우는 ‘함께 놀자’라고 하기 보단 ‘이렇게 변한 부분 봐주세요’라는 분위기다. 포인트 적으로 따라 하기보단 보여주는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Q. 대중들이 보기에도 분명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겠다.
A. 다들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아이돌 관심 없어하는 분들조차도 비스트의 무대를 보고 나서 호감도가 높아졌다. 설렁설렁 느슨하게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요즘 이렇게 춤을 추는 그룹이 있었어?’할 정도로 관심도가 호감도가 높아졌다. 이 무대와 이 전의 무대를 비교해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 그만큼 변화가 있다.
Q. 그렇다면 단장이 생각하는 가장 큰 변화는?
A. 스피드와 파워. 쎄다. 남자답다. 멋지다. 칼군무라고 칭할 수 있겠지만, 현재 가요계에 나오는 칼군무와는 조금 다른 에너지인 것 같다. 응원단 같은 칼 군무보다는 각자의 필을 노련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비스트가 아무래도 노련하고 여러 무대를 하다 보니 클래스가 다른 것 같긴 하다. 칼 군무를 하더라도 일정부분에서 프리스타일이 들어가다 보니 다른 아이돌의 칼 군무보다는 느낌적으로 더 다른 느낌이다. 쎈 안무가 촘촘히 짜여져 있으면서도 라이브가 가능한 부분. ‘비스트가 이렇게 변했는데도 이것도 잘하네’ 이런 부분이 먹히는 거 같다. 실력을 겸비한 그룹이 비스트였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해외안무가는 2주정도 체류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A. 해외 마켓팅 팀에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을 정해서 알려주면 섭외해주신다. 일차적으로 안무가와 만나서 안무 마킹(체킹)을 하고 미리 다 알아두고 연습한다. 이후 일정 맞춰 한국에 들어와 안무 숙지한 상태에서 해외안무가가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잡아주고 체크해주는 형태로 일이 진행됐다. 해외안무가에게 안무를 맡길 땐 그 의견을 우선 존중하고, 나는 다듬어가는 정도이다.
Q. V대형에서 안 보이는 멤버가 있던데 멤버들의 불만사항은 없었나.
A. 이전에는 분명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보여 지는 전체 그림에 집중한다. 보이는 게 멋지니 자부심이 생기는 거다. 또 ‘내 파트 보단 비스트를 살려야 겠다’라는 생각이 있다.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비스트는 연차가 된 그룹이다. 대상까지 정점을 찍었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이돌치고는 노장이기도 한데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Q. 비스트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퍼포먼스나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A.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끼. 현승이 같은 경우 단독콘서트에서 보여줬던 목줄 퍼포먼스 같은 것. 아이돌이란 성질 때문에 못하는 게 너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평소 음악방송에서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위업’(We up)도 해외안무가가 만들었나.
A. 아니다. 프리마인드라는 팀이 진행해주었다.
Q. 비스트가 여자 댄서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거의 최초인데 춤을 배우면서 무슨 일이 있었나.
A. 아무래도 매번 남자와 할 때와는 느낌과 에너지가 달랐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서로 너무 어색해서 호흡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Q. 멤버들도 ‘위업’에서 더 신나보였는데
A. 그렇다. 구성도 그렇고 자유스러움. 그런 부분이 영향을 주었다. 에피소드를 좀 이야기 해보자면, SBS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 첫 방송에서 두준이가 ‘위업’을 추다가 넘어졌다. 모니터링을 하는데 현승이가 ‘이번에 두준이가 사라질꺼예요’라고 했는데 진짜로 없어지더라. 그런데 정말 얘가 능청스럽게 일어나 웃으며 나와서 웃겼다. 서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Q. 앞으로 큐브와의 작업은 계속되는지?
A. 큐브 내에서 나에겐 하나의 부서가 맡겨져있다. 퍼포먼스만 전문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여기는 전문화되어있다. 처음 계약 할 때도 ‘큐브와만 하겠다’라고 약속했기 때문에 계속 함께할 것 같다.
Q. 그럼 큐브 연습생도 관리하시나?
A. 데뷔하기 전 아이들까지 내가 케어한다. 방향성이 잘못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캐릭터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Q. 큐브 아티스트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A. 비스트는 자유스러우면서도 노련한 모습이다. ‘얘네 잘할 수 있을까’ 불안하다가도 무대에선 잘해서 믿음을 준다. 노련하게 자신의 모습을 다 표현 하는 것이 예쁘다. 포미닛도 여타 걸그룹과 다르게 자유스럽다. 역시 잘할 수 있을까 했는데 무대에서 또 잘하는, 비스트와 포미닛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있는 것 같다.(웃음) 비투비는 비스트에 비해 노련하진 않지만 다른 남 그룹과 다르게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밌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 정리하자면?
A. 큐브 댄서 오디션을 진행하려고 한다. 큰 프로젝트인데 큐브 아티스트마다 크루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비욘세 댄스 크루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이런 모습이 종합 문화 콘텐츠로 발전하면서 바라보는 대중의 눈도 넓어질 것 같다.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