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 감독의 신작 ‘루시’. 이 영화는 최민식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민식이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에 이어 3번째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극중 절대 악 ‘미스터 장’으로 분했는데,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만 연기했다.
그런데 납치된 ‘루시’(스칼렛 요한슨)와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 장’ 최민식의 첫 등장에서 영어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최민식의 대사를 설명하는 영어 자막은 생략됐다. 이는 뤽 베송 감독의 철저한 계산이었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빠진 것인지 아무 것도 모르는 ‘루시’가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관객들도 함께 느끼길 원했기 때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주인공 이름 ‘루시’에도 특별한 사연이 숨겨있다.
뇌 사용량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게 된 ‘루시’는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간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과거로, 또 과거로 계속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던 ‘루시’는 마침내 태초의 세계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존재는 다름 아닌 최초의 인류.
뤽 베송 감독은 실제로 350만년 전 최초의 인류라고 알려진 유골을 발견한 학자의 뜻에 따라 그 유골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여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을 ‘루시’라고 지었다.
감독은 문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인류 ‘루시’와 현재의 ‘루시’가 만나는 장면을 통해 시작과 끝이 없는 인간의 삶, 나아가 삶의 순환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최초 인류의 유골을 발견한 학자의 이름이 스칼렛 요한슨과 같은 이름인 ‘요한슨(Johansson)’이었다는 것.
이들은 ‘명량’에서 승병 역으로 출연한 ‘신창수’와 영화와 드라마에서 무술감독으로 활약하던 서정주다. 특히 서정주에게 ‘루시’는 자신의 얼굴이 등장하는 첫 작품이다. 더구나 할리우드 진출작이 되는 행운까지 안았다.
영화의 중간 중간 등장하는 서정주는 ‘루시’의 뇌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면서 타인의 행동까지 컨트롤할 수 있게 될 때, 즉, 병원에서 ‘루시’에게 공격을 가하려는 순간 그녀에게 단숨에 제압 당하는 장면으로 하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극 후반부 촬영에서 행운을 잡았다. 갑작스런 한 배우의 촬영 펑크로 재등장하게 된 것. 자신이 당한 것을 되갚아 주기 위해 ‘루시’를 쫓아간 ‘미스터 장’이 대규모
‘루시’는 국내 개봉 6일 만에 100만을 돌파한 가운데,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0일 16만 5114명의 관객을 동원, 일일 박스오피스 4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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