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100억 투자, 하반기 최고 기대작의 명성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난 8월17일 첫방송을 시작한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는 말 그대로 ‘야심차게 시작된 작품’이었다. 제작비 100억원에 호화 캐스팅, 명콤비로 알려진 제작진의 만남 등 대중의 기대를 한껏 높인 후 시작된 ‘삼총사’. 그러나 현재 ‘삼총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반응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삼총사’의 첫 회는 본 방송국인 tvN은 물론 바둑TV, 중화TV, 스토리온 등 CJ E&M 계열 방송국에서 동시 방송됐다. 그러나 첫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은 모든 채널의 수치를 합쳐 2%대. 물론 케이블 방송 입장에서 2%대 시청률이 나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삼총사’에 투자된 금전, 시간적 비용들을 따지자면 해당 시청률은 살짝은 씁쓸한 수치다.
↑ 사진제공=tvN |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연배우 이진욱은 기대보다 못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적인 부분에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시청률에 대해 별로 고민 하거나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고, 또한 케이블 드라마가 처음부터 그런 것에 대한 기대치가 덜 하다. 기대보다 못 미쳤던 거지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총사’의 부진을 두고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가 연일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만큼 경쟁작으로서 활기를 펴기가 힘들다는 것. 그러나 ‘왔다 장보리’를 탓하기엔 ‘삼총사’가 가진 ‘입소문의 힘’이 너무나도 약했다.
지상파에 비해 젊은 세대가 즐기는 콘텐츠가 많은 케이블방송은 본방송 못지않게 재방송과 다운로드, 다시보기 등을 통해 이뤄지는 소비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팬층이 드라마의 본방송 시청률을 좌지우지하기도 했다. 결국 콘텐츠만 잘 만들어진다면 언제든 흥행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삼총사’의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큰 문제점은 드라마 자체였다. ‘인현왕후의 남자’처럼 독특한 사극을 통해 재미를 본 tvN은 ‘삼총사’를 통해 또 하나의 웰메이드 사극을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삼총사’는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었다.
↑ 사진=삼총사 캡처 |
드라마의 제목과 달리 러브라인이 부각되는 스토리 역시 의아함을 남긴다. ‘삼총사’의 활약을 그린 유쾌한 활극은 사라진 채 주연배우들의 뻔한 러브스토리에 집중되면서 시청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삼총사’의 편성은 주 1회다. 한 주에 한 번 방송되는 드라마치고 ‘삼총사’는 지나치게 스토리 전개가 느린 편이다. 주 1회 편성이었던 tvN 드라마 ‘잉여공주’ ‘막돼먹은 영애씨’ ‘식샤를 합시다’의 경우 에피소드 식으로 구성되며 급박한 전개가 필요하지 않았기에 무리가 없는 편이다. OCN 장르 드라마들의 경우 주 1회 편성에 걸맞은 스피드로 긴장감을 높였다.
그러나 ‘삼총사’의 경우 이어지는 스토리가 얼른 시청자를 찾아와야 하는 상황에서 1주일의 시간을 소비하며 역으로 긴장감을 낮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시청자에게 이야기의 해결은 커녕 애매한 마무리로 실망을 안기고 있는 셈이다. 주 1회 편성이라는 독특한 사안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이 제작된 느낌을 준다.
결국 ‘삼총사’는 제작진, 캐스팅, 스토리 라인 등 훌륭한 재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방송 후 차근차근 시즌제에 돌입한 여타 드라마
‘삼총사’는 이제 곧 중반부에 접어든다. ‘삼총사’가 현재의 부진을 딛고 시즌2, 3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지 남은 이야기에 달린 셈이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