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조선총잡이’ 제대로 걸렸다”
예쁜 외모와 당찬 이미지로 걸그룹 데뷔 때부터 주목을 받아온 전혜빈. 예능을 통해서 더 많은 관심과 인지도를 얻었지만 그 안에서 상처도 받았다.
정말 하고 싶었던 연기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최근 종영한 ‘조선총잡이’에서 12년 다진 내공을 폭발시켰다. 이젠 ‘연기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위치에 올라온 전혜빈은 한층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 “이제 사극에 자신감이 생겼다”
↑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
“처음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조선총잡이’라는 작품 자체를 기대하는 면도 있었고 최혜원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연기 레슨도 다시 받았다. 그만큼 겁을 먹었던 것 같다. 다행히 잘 맞는 옷을 입게 된 것 같고 칭찬도 많이 받아서 힘을 얻었다.”
유달리 전혜빈은 사극과 인연이 깊다. 시트콤 ‘논스톱3’를 시작으로 다작을 해왔지만 그의 연기가 돋보였던 것은 사극이다. ‘왕과 나’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칭찬을 들었고 ‘전설의 고향’ ‘야차’를 넘어 2011년 방송된 ‘인수대비’로 ‘전혜빈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조선총잡이’는 연기자로서의 발판을 탄탄히 다진 작품이었다.
“사극으로 칭찬을 받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사실 소심한 부분이 있어서 캐릭터가 자리 잡기 전까진 연기를 하고 눈치를 본다. ‘조선총잡이’도 회를 거듭할수록 색이 뚜렷해진 것 같다. 일관된 캐릭터가 아니라 아빠 원신(유오성 분), 윤강(이준기 분), 수인(남상미 분) 등 상대가 달라질 때마다 다르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니 답이 나오더라.”
◇ “오해와 질타 받던 시기, 나비 되는 번데기 과정이었다”
“처음엔 예능, 가수 이미지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힘들었지만 제가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싶다. 그냥 그런 핑계를 댄 것 같다. 그 땐 연기에 대한 열정만 넘쳤지 잘 하지 못했다. 그 당시 좌절도 했었고 아픔을 겪었더니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됐다. 오히려 오해와 질타를 견디고 다음 단계를 넘으니 이미지 고착은 저에게 큰 숙제가 아니다. 당시엔 열심히 하느라 욕 먹는 줄도 몰랐었다. 그 시간이 정말 힘들었지만 저에겐 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번데기 과정이었다.”
이러한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낸 것은 결국 연기였다. 데뷔 12년을 맞은 전혜빈은 생각보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작품의 크기, 분량을 떠나 다양한 작품으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 중에서 하나만 걸려라’는 생각으로 다작을 했다. 그 중에서 제대로 걸린 게 이번 ‘조선총잡이’다. 그 전까지 좋은 작품을 만나도 제가 부각되지 못 하던가 캐릭터는 좋은데 작품이 인기를 얻지 못했다. ‘조선총잡이’는 딱 맞아 떨어졌다. ‘인수대비’도 제가 정말 아끼던 캐릭터였는데 당시엔 종편 이미지가 커서 크게 반응을 얻진 못했다. 연기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던 계기였고 지금 ‘조선총잡이’에서 한 것도 없는데 존재감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걸 보면 ‘인수대비’로 제대로 예습을 한 셈이다.”
◇ “180도 달라진 30대, 지금 상태로 쭉 갔으면”
최근 전혜빈은 같은 그룹 멤버로 활동했던 오연서와 함께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12년 전 추억들을 봉인해제 시켰다. 다 함께 꿈을 키워왔던 그 시기가 하루하루 다 기억난다는 전혜빈은 인터뷰 내내 오연서를 ‘애기’라고 칭하며 무한 애정을 보여줬다.
“지금 저렇게 다 컸는데 저에겐 아직도 애기다. 당시 전 성인이고 연서는 중학생이라서 저보다 키는 더 컸지만 애기 같은 모습이 있었다. 그 어린 애가 이렇게 커서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걸그룹으로 데뷔해 각종 예능에 출연해 길을 닦고 연기자로 긴 터널을 넘어왔다. 그 사이 전혜빈은 싱그러운 20대에서 성숙한 30대 여인이 됐다. 나이 앞자리 숫자만 바뀌었을 뿐인데 전혜빈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30대가 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전혜빈의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안티가 생기는 줄도 모를 만큼 무작정 열심히만 했던 전혜빈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10월1일,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런던행 티켓을 샀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