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커버 이미지가 8일 공개됐다. 여러 상징적 요소를 통해 전체적인 그의 음악적 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미지는 별들이 떠있는 짙은 보랏빛 밤하늘을 배경으로 했다.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듯한 표정의 소녀가 서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손들은 소녀의 팔을 붙잡고 있다. 소년의 팔목에 새겨진 세잎 클로버도 눈길을 끈다.
서태지 측은 "순수함을 대표하는 소녀와 이와 대비되는 상징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소녀를 통해 앨범 전체의 테마를 함축적으로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 측은 이어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은 네잎 클로버의 ‘행운’이 아니라 세잎 클로버의 ‘행복’이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태지의 정규 9집 커버 아트워크와 폰트 디자인은 김대홍 작가가 했다. 소녀의 머리에 왕관처럼 걸려있는 것은 ‘서태지’라는 글자다. 마치 회로도처럼 보이는 이 문양은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폰트다.
한편 서태지는 앞서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 음원을 선공개해 주요 음악 차트 정상을 싹쓸이 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당시 '녹화사업' 사건 등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과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서태지 측은 "정치적인 의도나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으나 대중은 암울했던 한국사의 그늘을 그가 왜 2014년 노래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 '교실이데아', '시대유감' 등 노래로 사회적 억압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았던 서태지인 점을 떠올리면 정규 9집 역시 그의 이러한 경향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느새 '아빠'가 된 그인만큼 표현이 한결 부드럽고 서정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에 대한 음악적인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일 0시 서태지 버전 ‘소격동’ 음원이 발매된다.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서태지의 컴백 공연은 18일이며, 정규 9집 발표일은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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