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군인 유공자 인정, 군 병원에서 치료 거부…왜?

기면증 군인 유공자 인정, 공무 중 부상으로 받아들여져

기면증 때문에 훈련 중 당한 사고를 법원이 공무 중 부상으로 인정했다.

10일 서울고법 행정5부(조용구 부장판사)는 A 씨가 "국가 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결정을 취소하라"며 서울지방보훈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처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기면증은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수면장애를 말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면증세가 있던 A 씨는 성인이 되자마자 육군에 입대한 뒤 하사로 임관해 복무했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져 군 생활이 힘들었던 그는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를 바랐지만, 입원은 거부됐다.

↑ 기면증 군인 유공자 인정

그러던 중 A 씨는 2006년 9월 자정이 넘은 시각 산에서 대대전술 훈련을 하던 중 바위에 걸려 굴러 떨어지는 사고로 귀를 다쳤고, 이에 고막이 파열되면서 이명과 난청 증상이 찾아왔다.

A 씨는 군 공무 수행 중 다쳤으므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거부되자 보훈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보훈청은 재판에서 해당 사고가 입대 전부터 A씨가 앓은 기면증 탓이라며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대는 A씨가 기면병 증세를 보임에도 군병원 치료와 업무량 조정 등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가 설령 기면병 때문이라도 부상과 공무 수행 사이에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며 "보훈청의 국가 유공자 비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