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영화 ‘찡찡막막’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지 않았다. 국제결혼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부터 영화 스태프들이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가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우리들의 삶을 ‘찡찡막막’을 통해 이야기한다.
박제욱 감독에게 ‘찡찡막막’은 더욱 특별한 영화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영화에 담은 뿐더러 실제 경험하고 보고 느낀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녹여냈다. 이런 점은 관객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에 어느 지점까지가 실제 이야기이며 누구나 겪을 수 있을 법한, 겪었을 법한 이야기가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찡찡막막’은 그렇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영화다. ‘찡찡막막’은 궁핍한 생활을 하는 조감독과 그의 태국인 아내 팬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Q. 영화 ‘찡찡막막’ 제목이 독특하면서도 귀엽다. 눈에 쏙 들어오기도 한다.
A. 태국어가 기본적으로 귀엽다. 어감의 귀여움을 살리고 싶어서 (제목으로) 한 이유도 있다. 원래는 시나리오 쓸 때의 제목은 ‘내일 모레 마흔’이라는 제목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태국어를 넣어서 느낌을 좀 살려보자고 하다가 촬영을 진행할 쯤엔 ‘찡찡 막막 사랑해’로 갔다. 그러다 간결하게 가자고 해서 ‘찡찡막막’으로 최종 제목을 결정하게 됐다.
Q. ‘찡찡막막’의 이야기가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소소하다면 소소한 이야기인 것 같다. 조감독과 태국인 아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
A. 지금은 전처가 됐지만, 전처에게 쓰는 사과 편지라는 계기가 있었다. 전처에게 사과 편지를 써보자 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는데, 쓰다보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집어넣고 싶은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국제결혼이나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이고 단순히 흔히 말하는 국제결혼 커플이나 다문화 가족 사랑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돈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돈으로 헤어지는 사람도 많고 돈이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인데 과연 순수한 사랑으로 얼마만큼 버텨나가고 있는 건지를 관객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영화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Q. ‘찡찡막막’에는 감독의 실제 이야기도 첨가됐다. 실화가 영화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가.
A. 나를 친하게 아는 사람들은 99%라고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솔직하게 60%정도가 실제 이야기이고 40%는 지어낸 이야기이다.
Q. 그중에서 꼭 넣고 싶었던 실제 이야기가 있었나.
A. 장면 장면들이 복사본은 아닌 것 같다. 아버지와 대화하는 부분은 넣고 싶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극 중 남자주인공이 결혼식에 아버지를 모시지 않지 않았냐. 나 역시 실제로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한 가지 비밀을 공개하자면 영화 속 아버지로 출연하신 분은 실제로 나의 아버지다.(웃음)
Q. 태국인 여성을 연기한 여배우는 한국 배우더라.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어야 했고, 배우 캐스팅을 하는 데에는 어려움 없었나.
A. 원래는 태국사람으로 하고 싶었고 실제로 캐스팅을 했었다. 하기로 했던 배우는 태국 일반인이었는데 갑자기 촬영 일주일 전에 취소를 해버렸다. 급하게 가야하는 상황에서 조하영이 생각났었다. 조하영은 조감독 생활할 때 오디션 보러 왔던 배우인데, 그때 인상이 굉장히 좋았고,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배우였다. 나중에 이 배우랑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급하게 캐스팅상황에서 창고에 저장해 놨던 조하영을 떠오르게 됐다.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태국인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었다.
Q. 촬영을 코앞에 두고 캐스팅했다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여배우가 캐릭터의 옷을 빨리 입었다.
A. 사실 배우가 너무 힘들어했다. 처음에 못하겠다고 하더라. 작품은 좋은데 언어 면에서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
Q. 그래도 촬영을 잘 마무리 지었다. 조하영의 외국인 연기는 마음에 들었나.
A. 그렇지 않았다. 욕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조하영은 외국어 습득 능력이 약한 것 같았다. 태국어 부분에선 불만족이었다. 그런데 그게 너무 강박적인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극장에서 보면서 ‘저 정도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아쉬운 장면을 꼽자면 전반 부분에서 팬이 센터에서 자신을 소개 장면이 아쉬웠다.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는 부분이 어색하더라.
A. 나도 그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시 찍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웃음)
Q. 조감독의 생계를 그린 부분도 인상 깊었다.
A. 이 이야기는 영화인들 보라고 한 넣은 이야기이다. 너무들 인정을 안 하는 것 같다. 마치 페이스북 같은 거다. 페이스북에 맛있는 음식 먹은 것, 행복한 걸 올리지 비참한 건 안올리지 않냐. 아무리 생각을 해도 영화 조감독, 영화 스태프를 해서 정상적인 삶은 연계할 수가 없는데 실제로 남자 주인공처럼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너무 센 척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일부러 까발리는 사람도 드물겠지만 한번쯤 자신들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사실을 안 드러내려고 하는 게 개인적으론 허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