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야경꾼 일지’ 청춘로맨스물이라고해서 시작했는데 정작 중요한 ‘청춘 로맨스’는 없었어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의 모든 촬영을 끝내고 난 후 정일우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 보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무척 지쳐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난 후 정일우는 바쁜 스케줄로 그동안 못다 한 것을 소화하느라 나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촬영이 끝나고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냐 물어보았더니 대뜸 ‘술’이 나왔다.
↑ 디자인=이주영 |
제작발표회 당시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정일우에게 ‘야경꾼 일지’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오랜만에 도전한 사극이었으며, ‘야경꾼 일지’가 귀신 보는 왕자 이린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 된 만큼 극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일우는 생방송과 다름없이 진행되는 촬영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잡았고,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야경꾼 일지’의 모든 촬영이 끝난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바쁜 일정이 끝난 것에 대한 후련함도,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아닌 ‘허전함’이었다.
“아직도 끝난 게 믿기지가 않아요. 예전에는 작품이 끝나면 무척 후련했는데 지금은 허전한 마음이 더 커요. 매일매일 밤새면서 촬영했는데 갑자기 백수가 돼서 그런지 허무하기도 하고요. 사실 지금도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자고 있으면 촬영을 놓칠 것 같아 불안해요. 그래서 자다가 가끔 번쩍번쩍 눈을 뜨기도 해요.”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정일우의 대답은 잠과의 사투였다. 촬영장에서 생긴 대부분의 사고와 에피소드도 다 ‘잠’과 관련돼 있었다.
“‘야경꾼 일지’는 쉬운 촬영이 아니었어요. 현장에서 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중 아역했던 친구가 물가에서 촬영 도중 쉬는 시간에 잠시 졸았는데 그 사이 물에 빠졌어요. 수심이 깊지도 않았고, 주위에 사람도 많아서 금방 구조됐죠. 사고가 크지 않고아 다행히 에피소드로 남았지만…졸다가 일어난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워낙 밤을 많이 새다보니 아침에 눈이 시뻘겋게 충혈돼, 핏줄 터진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었어요. 그런 중에 체력관리는 어떻게 했냐고요? 그냥 몸에 좋은 건 다 먹었어요. 홍삼 먹고, 공진당 먹고, 비타민도 다 챙겨먹고…그냥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아요.”
↑ 사진=곽혜미 기자 |
“모든 작품은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에 오는 성취감이 있어요. 작품을 마무리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촬영이 끝난 직후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여유도 많이 생겼어요. 사실 시작하기 전에 부담이 됐었거든요. 중심 주인공이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과 같이 했기 때문에 편안한 것도 있지만 반면 부담감도 있었거든요. 잘 마무리 됐으니 다행이에요.”
‘야경꾼일지’는 이른바 청춘로맨스 활극이라는 장르를 표방해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초반 극중 도하(고성희 분)와 이린(정일우 분), 수련(서예지 분) 혹은 도하와 이린, 무석(정윤호 분)의 삼각관계로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청춘남녀의 로맨스보다는 야경꾼들의 귀신잡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됐다. 이에 대해 정일우는 “분명히 드라마를 시작할 때 청춘 로맨스이라고 들었는데, 하다보니 청춘 로맨스가 사라졌다. 멜로 장면이 덜 나온 것이 아쉽기는 하다”고 털어놓았다.
“연기할 때 성희에게 제가 애정표현을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후반부로 가면서 로맨스가 약해지다 보니 성희가 하는 캐릭터가 많이 드라해지더라고요. 게다가 멜로가 워낙 없다보니 막상 멜로 촬영을 할 때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희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고, 네가 애정표현을 키워야 멜로 라인을 살지 않겠느냐 조언도 많이 했어요.”
‘야경꾼 일지’의 이린은 도하와 수련 두 여자의 사랑을 독차지한 인물이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왈가닥으로 이린의 마음을 사로잡은 도하와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보이며 ‘이린바라기’였던 수련, 극중 이린은 도하를 선택했지만, 정일우는 과연 어떤 여자를 선택할까. 그의 선택은 바로 도하가 아닌 수련이었다.
“아무래도 저는 저를 바라봐 주는 사람을 바라볼 것 같아요. 밀당하는 걸 싫어하거든요. 제 성격 자체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이기 때문에 꾸준히 저를 바라봐주는 수련이 좋을 것 같아요. 극을 벗어난 실제 이상형은 일단 착해야 하고 저를 배려해 줘야 해요. 게다가 말이 잘 통하고, .배울 점도 있어야 하고…하하 너무 광범위한가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한 번에 보고 ‘이 사람이다’라고 사귀지 않거든요. 몇 개월을 지켜보고 아는 사람으로 지내다가 점점 스며들 듯이 가까워지는 사이를 추구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릴 때는 뭐가 많았는데 나이가 드니까 다 부질없다고 그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 사진=곽혜미 기자 |
“저는 바쁘게 지내는 것이 정말 좋아요. 특히 이번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에 도전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무한도전’의 완전 팬이라서 출연한 것으로 무척 기뻐요. 만약 시켜만 주신다면 고정으로 나올 생각도 있지만…‘무한도전’ 외에 다른 예능 출연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만약 한다면 tvN ‘꽃보다 청춘’ 같은 데도 한 번 나가고 싶어요.”
대한민국 남자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군대, 군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아직 자세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정일우는 입대에 대해 내년에서 내후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었다.
“군대에 대한 부담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