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킬링타임 용으로 제격이죠.”
영화 ‘빅매치’의 주인공으로 열연한 배우 이정재가 해당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했다. ‘빅매치’는 애초에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장르 역시 ‘오락 액션’으로 명명한 만큼 112분의 러닝타임 동안 시종일관 치고받고, 뛰어다니면서 관객들의 배꼽을 정조준한다.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 분)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익호(이정재 분)의 무한질주를 그린 오락 액션 ‘빅매치’에서 익호는 싸움에 천부적인 자질을 보이다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업, 세계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둔다. 그러던 중 친형 영호(이성민 분)가 사라진다.
영호가 사라진 후 그의 집고 체육관에 들이닥친 사람은 경찰이다. 영호와 만난 사람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기 때문. 졸지에 익호는 살해 용의자로 몰리고,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그때, 첨단 장비를 통해 그와 연락이 닿은 에이스가 형을 구하기 위한 미션을 전달함과 동시에 극이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빅매치’는 총 5단계의 미션을 그리고 있다. 유치장에서 벌어지는 ‘불가능한 탈출’을 시작으로 맨몸으로 60명 전투경찰 부대의 방어를 뚫는 ‘인간 장벽 미션’, 도박장에 잠입해 잡혀 있는 형을 찾아야 하는 ‘거대 도박장 잠입, 제한된 시간 내에 형에게 장착된 폭발물을 제거해야하는 ‘상암경기장 룰렛게임’, 세계 최고의 파이터와 목숨을 건 매치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파이널 빅매치’까지 그야 말로 현실성 없는 ‘빅’ 미션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이정재는 익호 역할에 제법 잘 어우러졌다. 전직 축구선수에서 파이터로 변신한 그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뛰고, 또 뛰었고 다부진 몸과 타격감으로 보는 이들에게 현실감을 주기도 했다. 물론, 전반적인 액션에 현실감이 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이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를 넣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뿐만 아니라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초긍정 마인드’인 그가 선보이는 유머 역시 ‘빅 재미’다.
영화가 익호라는 캐릭터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준 반면, 에이스 역할에 있어서는 어쩐지 불친절하다. 물론 에이스 역을 맡은 배우 신하균의 연기력은 두 말 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한정된 장소에서 몸짓과 눈빛,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영화는 에이스라는 역할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다. 심지어 에이스의 심경 변화와 행동 동기를 찾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뭐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이정재의 유쾌함이 더해진 액션이나 신하균의 압도적인 연기력,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등에 명품 조연 라미란, 김의성, 배성우 등이 선사하는 웃음 포인트가 그나마 영화를 흥미롭게 한다. 오는 26일 오후 6시 전야개봉.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