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기자]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의 논란이 거센 가운데,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9일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 부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 때문에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일은 한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를 건네며 벌어졌다. 본래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에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야 하는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이다.
조 부사장은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사무장이 태블릿컴퓨터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내리도록 했다.
비행기는 결국 출발이 지연돼 해당 항공편의 도착이 예정시간보다 11분 늦어졌다. 이에 250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해 오히려 비난 여론을 키웠다.
또한, 이번 사퇴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조 부사장은 업무를 내려놓는 것일 뿐 임원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다.
조 부사장이 맡았던 기내 서비스, 호텔사업 등에서는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위와 등기이사 직함을 그대로 유지된다. 또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사 직함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보직이나 업무를 맡을 수 있어 ‘무늬만 사퇴’가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반면 조 부사장의 지시로 항공기에서 쫓겨나 12시간동안 뉴욕 공항에 있었던 해당 사무장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달 말까지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 18년차로 알려진 해당 사무장
이날 조현아를 접한 누리꾼들은 “조현아, 땅콩 부사장됐다” “조현아, 갑질에 대한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 “조현아, 이게 왠 당당한 발언이냐” “조현아, 대충 표면상으로 덮자는 거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