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11월8일 새벽 연예계를 발칵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잘 나가는 방송인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이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이상.
평소 긍정적인 성격과 바른생활 사나이라는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홍철의 음주운전 소식은 큰 파문을 낳았고, 이후 자신이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원년멤버로 활약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길의 음주운전으로 7인 체재에서 6인 체재로 돌입했던 ‘무한도전’은 또 한 번의 음주운전 적발로 한 명 줄어든 5인 체재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게 됐다. 두 차례의 음주운전이 벌어지는 동안 ‘무한도전’의 리더인 유재석은 시청자들에게 끝없이 사과하면서도 “끝에 있는 사람들이 점점 가까워진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하지만 그냥 넘어갈 보통의 ‘무한도전’이 아니었다. 위기론이 대두될 때마다 문제에 정면도전하며 극복해 왔던 ‘무한도전’은 문제의 ‘노홍철의 음주운전 파문’을 소재로 사용하며 자신들을 둘러싼 음주파문에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대응한 것이다.
13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의 ‘유혹의 거인’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관심을 받은 이유는 소재사용에 있었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패러디 ‘유혹의 거인’은 진행자인 유재석이 시작부터 “노홍철이 음주 운전을 해 하차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5명이 되었다”고 언급한 것처럼 누가 봐도 노홍철의 음주운전을 겨냥한 특집이었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은 ‘무한도전’의 녹화가 진행되는 날, 유재석은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 녹화에 집중하기 위해 촬영이 있는 수요일 오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기로 약속해 왔음을 알리며 “녹화 전날 긴급 점검을 하기로 했는데, 과연 멤버들은 이 난관을 극복할까요. 몰래 카메라로 멤버들을 관찰해보기로 했다”며 과연 멤버들이 이 약속을 얼마나 지킬 것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음을 알렸다.
‘유혹의 거인’은 멤버들과 절친한 관계에 있는 서장훈을 특별 초대한 뒤 과연 수요일 밤, 술 약속 유혹에 넘어올 것인지를 알아봤다. 노홍철의 음주운전 파문이 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첫 시도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서장훈의 제의를 거절하고 녹화를 준비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서장훈과 정준하의 끈질긴 요구에 처음 거짓말로 술자리에 오는 것을 거부했던 박명수와 정형돈, 하하는 결국 자리에 끌려오게 됐고 우여곡절 끝에 술을 입에 대게 됐다. 모든 것이 몰래카메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멤버들은 당황함과 억울함을 동시에 표현했고, 특히 박명수는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술 먹고 뭘 타는지 보면 될 거 아냐”라고 뼈 있는 한마디를 하기도 했다.
이날 유혹의 넘어온 멤버들은 사실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회생활 속에는 서장훈과 같은 유혹은 얼마든지 발생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느냐”는 정형돈의 외침은 전혀 낯설거나 말이 안 되는 변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특집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 멤버들의 책임감을 보여준 ‘유혹의 거인’ 특집은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문을 기획으로 바꾸는 ‘무한도전’의 용기, 이게 바로 ‘무한도전’의 위기 대처법이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