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년차에 접어든 MBC ‘무한도전’은 아홉수를 실감케 하는 사건사고들로 가득했다. 이 와중에 1인자 유재석은 허리 숙여 팀을 지키고, 2인자 박명수는 기획 아이템으로 시청률을 견인했다.
유재석은 지난 29일 진행된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무한도전’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방송 사상 최초로 시청자 문자 투표를 통해 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예측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럼에도 유재석이 유력 후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대로 유재석이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그가 밟아온 길은 매우 험난했다.
음주운전 사태로 인한 노홍철과 길의 하차, ‘라디오스타’ 특집에서의 방송 사고, ‘노홍철 소개팅 특집’에서의 외모 지상주의 논란 등 굵직한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다. 그때마다 유재석은 팀의 대표로서 허리를 숙였다.
특히 유재석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잘못을 인정했다. 정당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했다. 시청자들은 그를 믿고 ‘무한도전’의 웃음에 격려를 보냈다.
2015년 10주년을 맞이하는 ‘무한도전’. ‘국민 예능’으로서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 수 있을까. 김태호 PD의 자신감에서 성공적인 10주년 전망이 엿보인다.
‘무한도전’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김태호 PD는 “상당히 힘든 한 해였지만 멤버들이 매주 헌신하며 1년을 버텼다”며 “내년 4월이면 10주년이다. 다음 주에 무얼 할까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다섯 멤버들과 함께 내년에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례행사처럼 타 방송국으로의 이적설에 휩싸여온 그의 입에서 “내년에도 해볼 만하다”라는 소감이 나온 것에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여기엔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무한도전’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겨 있다.
마침 ‘무한도전’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통해 시청률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아름다운 연말을 맞이했다. 19.8%(전국 기준)는 MBC 예능 프로그램 중 1위(‘진짜 사나이-여군 특집’과 공동)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토토가’는 박명수와 정준하가 함께 기획했다. 90년대 가수들의 공연을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취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박명수는 앞서 ‘박명수의 어떤가요’ ‘박반장의 이산 보조출연 특집’ 등을 통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톡톡히 역할한 바 있다.
물론 다른 멤버들의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 정준하, 하하, 정형돈과 하차 전의 노홍철과 길까지. 멤버들은 각각의 역할을 소화하며 ‘무한도전’을 받치는 7개의 기둥이 됐다. 2개의 기둥이 빠지긴 했지만 10주년이 기대되는 건 유재석과 박명수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김태호 PD의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든든하다.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10주년 ‘무한도전’ 여전히 기대합니다” “유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을 20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말이다.
“‘무한도전’은 청춘을 함께 지내온 예능 프로그램이다. 10주년을 맞이하는 ‘무한도전’도 격렬했던 청춘을 지나 원숙기에 접어드는 때라고 생각한다. 5명의 멤버들이 변함없는 웃음을 전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