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주 시청자들의 선택은?
연말이었던 지난 한 주는 각종 시상식과 특별 방송으로 기존 프로그램들의 결방이 잦았다.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 같은 경우는 29일, 30일 양일간 결방됐으며, SBS 월화드라마 ‘펀치’는 30일 결방됐다. KBS2 ‘힐러’는 이틀 모두 방송됐으나 ‘펀치’에 밀려 2위에 올라섰고, ‘펀치’는 8.7%를 기록해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수목극에서는 지난 25일 종영한 MBC ‘미스터백’의 대체 주자 없이 시상식과 특선영화로 한 주가 이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SBS ‘피노키오’는 12.9%로 변동 없이 1위를 지켜냈고, KBS2 ‘왕의 얼굴’은 7.8%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오는 7일 새로이 등장하는 MBC ‘킬미힐미’가 삼파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평일 예능판은 결방의 연속이었다. SBS ‘자기야-백년손님’, KBS2 ‘가족의 품격-풀하우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헬로이방인’ 등이 특선영화와 시상식 등으로 결방했다. 이중 SBS ‘정글의 법칙’은 15.6%로 1위를 유지했고, MBC ‘나혼자 산다’도 10%의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주말극은 연일 상승세다. KBS2 ‘가족끼리 왜 이래’는 39.9%로 2회 평균 40% 기록을 앞두고 있다. MBC ‘전설의 마녀’는 26.9%, ‘장미빛 연인들’은 20.2%로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 예능은 MBC ‘무한도전’으로 인해 판도가 바뀌었다. 평소 ‘해피선데이’에 밀렸던 ‘무한도전’은 엄정화, 지뉴션, 소찬휘 등 90년대를 주름 잡았던 가수들이 총출동한 ‘토토가 특집’으로 20%대를 돌파, 명실상부한 1위로 올라섰다. 90년대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한 ‘무한도전’의 기세에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 파워도, ‘개그콘서트’의 웃음폭탄도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시청률 빙하기’ 지나나…高시청률 속속 등장
‘시청률 빙하기’가 드디어 지나는 걸까. 최근 KBS2 ‘가족끼리 왜 이래’가 40%를 넘어서고, MBC ‘무한도전’이 22%에 육박하는 등 방송가의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의 반등은 비단 주말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월화극도 전체적으로 8%대를 유지하고 있고, 수목극 또한 가장 성적이 저조한 KBS2 ‘왕의 얼굴’도 7.8%를 기록하고 있다. 이전 SBS ‘비밀의 문’과 ‘모던파머’가 4%대로 종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40% 돌파는 분명 눈여겨볼만 하다. 연민정으로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랐던 MBC ‘왔다! 장보리’도 40%의 벽은 넘지 못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잔잔한 감동으로 주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가족끼리 왜 이래’의 파워를 짐작할 만하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 가려졌지만 MBC ‘전설의 마녀’도 25%를 꾸준히 넘고 있으며, ‘장미빛 연인들’도 20%를 넘어서면서 주말극 평균 시청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설의 마녀’는 전작 ‘마마’가 호평을 받았지만 17%대로 종영한 것과는 달리, 절반을 지난 시점에서 25%를 넘었다는 것도 분명 의미가 깊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오른 것은 아니다. 평일 예능판은 아직도 ‘빙하기’다. SBS ‘정글의 법칙’과 MBC ‘나 혼자 산다’ 이외에는 10%대를 넘는다고 할 만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4%대의 드라마는 사라졌고, 케이블 드라마도 tvN 드라마 ‘미생’과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통해 8% 돌파를 이뤄냈다. 한 때 얼어붙었던 시청률이 조금씩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 2015년에는 좀 더 많은 40%대 드라마, 20%대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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