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지연에 이기고도 진 게임…이미지 실추

[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이병헌(44)이 모델 이지연(24), 걸그룹 글램 다희(20·본명 김다희)와 끈질긴 법적 공방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법원은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지연과 다희에게 각각 징역 1년2월과 1년을 선고했고 항소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병헌과 이지연의 연인관계 논란을 되짚는 과정에서 이병헌의 이미지가 훼손돼 그는 이기고도 진 게임을 한 셈이었다.

법원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정은영 판사)에서 진행된 이지연과 다희의 선고공판에서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되나 이병헌도 유부남이면서 피고인들과 어울리며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 피고인이 어리고 아직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이지연이 1차 공판부터 일관되게 주장한 “이병헌과 연인관계였으나 일방적 이별 통보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부분을 하나하나 짚었다.

판사는 “이병헌이 ‘피고인 이지연에게 이성적 감정이 없고 그저 즐거운 만남을 가졌을 뿐이다. 메시지 내용도 서로 사용가능한 성적인 농담이었고 오인할 부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며 “이병헌 의도는 판단할 수 없지만 유부남임에도 자신보다 어린 피고인들과 사적인 만남을 가지고 신체접촉도 했으며 실제로 만난 날 이후에도 만남을 시도하고 성관계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점을 봐서 피해자가 피고인 이지연을 이성으로서 좋아할 정도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연은 이병헌과 관계에서 만남을 회피하고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 약속을 정하는 등 주도적 입장이었으며 다희와 나눈 메시지에서 이병헌에 대한 이성적 감정이 크지 않았다고 여겨져 연인관계라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법원의 판결은 이병헌의 손을 들어준 것이지만 ‘이병헌은 유부남임에도 이지연을 좋아했으나 이지연은 이성적인 감정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명제를 깐 것이라 결론적으로 이병헌이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할 순 없다. 인기와 이미지로 먹고사는 유명인인 걸 감안하면 기혼이면서 20살 어린 여자에게 이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인정한 이번 판결이 오히려 그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병헌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이지연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가 공개되는 등 의도치 않게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어도 이병헌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미지근한 입장을 취해온 터였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 재판에서 공식적으로 둘의 관계를 규정하면서 또 한 차례 후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특히 ‘이성적 감정 없었다’는 이병헌과 ‘연인이었다’는 이지연의 주장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라 이들을 비난하는 세상의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기고도 진 게임에서 이병헌은 대체 어떤 카드를 내밀어 전세를 바꿀 수 있을까. 그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