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슈 전쟁 속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정치나 사건사고 등 민감한 사안을 전하는 DJ라면 더더욱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 청취율을 잡아야 하면서도 정확한 ‘팩트’를 전달해야 하는 시사프로그램 DJ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일까.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정확히 짚어주는 SBS 러브FM ‘한수진의 SBS전망대’(이하 ‘SBS전망대’) DJ이자 기자 한수진에게 그 대답을 물었다. 중립을 지키면서도 공감을 얻어야 하는 자리의 무게가 인터뷰 곳곳에서 묻어났다.
↑ 사진 제공=SBS, 디자인=이주영 |
◇ 코너1. ‘SBS전망대’ 사건 당사자 섭외로 핵심을 파고든다
시사 프로그램의 핵심은 이슈를 얼마나 신속하게, 올바른 팩트만 전하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섭외력과 DJ의 촌철살인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청취자에게 보다 빠르고 쉽게 시사를 이해할 수 있게 눈높이를 맞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SBS전망대’는 사건사고 혹은 이슈의 당사자를 빠르게 섭외하는 것에 강점을 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전국을 비탄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사건부터 각종 정치 이슈, 사회 현안에 관련된 화제 인물과 직접 통화를 연결해 사건의 뒷얘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사 프로그램이지만 무겁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면모도 있어야 하죠.”
지난 2012년 12월 ‘SBS전망대’가 첫 전파를 탄 뒤 1년 반 넘는 시간동안 시사를 전달하는 중간자로서 많은 생각이 오갔다는 그다. 대한민국 이슈 중심에 서있는 ‘SBS전망대’ DJ 한수진에게 라디오 부스 뒤 가려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었다.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한수진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은 매일 전쟁이죠”
Q. 수많은 출연자 가운데 기억나는 사람이 있나요?
A. 나쁜 친구들 꼬임에 빠져서 성매매까지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여중생 A양 사건으로 한때 세상이 분노했죠. 그 아버지를 모셔서 인터뷰를 했는데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정말 심하셨어요. 아무 말씀도 못 하시더라고요. 또 최근 육군 여성 소위가 상사에게 능욕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피해자 이모부가 직접 저희 프로그램에 연락을 취한 적도 있었어요.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가 그 소위뿐만 아니라 여러 명에게 몹쓸 짓을 했고 죄질이 불량해 이 프로그램으로 알리고 싶었다고요. 저도 여자라서 그런지 굉장히 공분했던 사건들이었죠.
Q. 이런 분들을 섭외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제작진의 능력이 정말 뛰어나요. 정치인 섭외는 어느 정도 쉽지만 이런 사건 당사자 섭외는 정말 힘들거든요. 작가들의 노력은 따라갈 수 없어요. 한 사람을 섭외하기 위해 하루 종일 전화를 돌리는데 저 같았으면 그렇게까지 못했을 거에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열심히 했기에 이런 가치 있는 얘기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거고요.
Q. 매일매일 진행하는 터라 아이템 공수가 관건일 텐데 제작 과정이 어떻게 돌아가나요?
A. 회의로 3-4개의 이슈를 정하는 게 일상이에요. 그리고 선거 등의 예정된 일정이 있으면 그에 맞는 관련자들을 섭외하고요. 그러나 변수도 있죠. 갑자기 큰 사건이 터진다거나 아이템이 방송 전날 밤 바뀌는 경우도 있거든요. 정말 매일이 전쟁이죠. 그래서 DJ는 특히 현안에 대한 업데이트가 정말 필수에요. 같은 정치인이라도 일주일 전에 만났을 때와 지금 만났을 때 이슈가 다르니까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죠.
Q. 시사 라디오 DJ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뭘까요?
A. 아무래도 현안을 제대로 판단하고 분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죠. 사건의 행간을 읽어내서 인터뷰를 끌어내면 더욱 좋고요. 청취자가 DJ 질문을 빌어서 출연자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DJ가 제대로 임무를 다한 거죠.
Q. 그렇다면 DJ로서 한수진의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글쎄요. 아무래도 기자 출신이라 다른 DJ보다 뉴스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전달한다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하지만 더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어요.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거든요.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답답한 마음을 대변해줄 수 있는 DJ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대안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찾아 나가는 그럼 진행자요.
[DJ 한수진은 누구?] 지난 1991년 앵커전문요원 공채로 SBS에 입사하며 방송가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후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총 8년간 SBS ‘8뉴스’를 진행하며 개국 이래 최장 진행 여성 앵커로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7개월간 ‘SBS전망대’ 주말 시간대를 채웠고, 이후 SBS 러브FM ‘한수진의 오늘’의 DJ석을 메꾸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