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설날을 맞이한 극장가에는 주인공보다 더 큰 존재감을 펼치는 신스틸러가 등장한다.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조연들 덕에 관객은 즐겁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에서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등 쟁쟁한 주연급 배우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인 인물이 있다. 조관우가 그 주인공. 조관우는 ‘길’, ‘늪’ 등 명곡을 배출한 가수로 알려졌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을 쥐고 흔드는 핵심 인물을 맡아 연기했다.
↑ 사진제공=쇼박스 |
별 것 아닌 것처럼 등장했던 조 악사가 뽐내는 반전 매력은 강렬하다. 조 악사는 장님 행세를 하며 기방을 전전, 노래를 연주해주고 밥을 얻어먹는 처지다. 그가 장님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어색한 동작, 어수룩한 말투가 허술한 조 악사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그러나 그가 푼수끼 다분한 악사로 남았다면 이토록 주목받지 않았을 터. 그가 같은 편인 줄 알았던 김민, 서필과 맞붙게 되는 순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조관우가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면, ‘쎄시봉’의 권해효는 몇 번 안 되는 출연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권해효는 70년대 상당한 인기를 구가했던 음악 감상실 쎄시봉의 운영자인 김사장 역으로 분했다. 김사장(권해효 분)은 쎄시봉이라는 공간에서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 명가수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김 사장은 이장희(진구 분)와 합심해 윤형주(강하늘 분), 송창식(조복래 분), 오근태(정우 분)를 모아 그룹 쎄시봉 트리오를 결성한다. 김 사장의 선견지명은 탁월했고, 쎄시봉 트리오는 라이벌 클럽 오비스캐빈과의 경쟁에서 완승을 거둔다. 극중 권해효는 진구와 함께 쎄시봉 트리오가 갈등하거나 길을 잃을 때마다 적절한 대안을 제시, 안내자 역할을 자처한다. 권해효의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기대고 싶은 중년 아저씨의 매력이 극의 전반에 스며들어있다.
↑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가젤은 발이 아니라 칼을 신고 달려 기이함을 자아내고, 발레를 연상시키는 액션을 선보이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의 매력은 여러 위기를 겪으며 겨우 킹스맨의 요원이 된 에그시(태론 애거튼 분)를 방해하면서 샘솟는 묘한 얄미움이다. 만나면 볼이라도 꼬집어 주고 싶은 가젤을 킹스맨 요원들이 어떻게 무찌를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