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은 변화무쌍하다. 조니 뎁이 걸어온 연기의 길은 새로움의 연속이다. 그가 또 한 번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을 찾는다. 팔자 콧수염을 자랑스러워하고, 이 콧수염이 남자의 상징인 것처럼 집착하는 남자 찰리 모데카이다.
한때 잘 나가는 영국 귀족이었으나 재정난으로 파산 직전의 위기에 처한 모데카이. 예술작품 딜러이기도 하지만 장난기 넘치는 사기꾼이기도 하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는 스페인 화가 고야의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에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모데카이의 대학동창이자 영국의 정보국 MI5 특수요원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가 재정난에 쪼들리는 모데카이에게 이 사건을 맡겼기 때문이다.
모데카이는 매 순간 주인 모데카이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하인 조크(폴 베타니)와 함께, 콤비인 듯 콤비 아닌 단짝으로 맹활약하며 범행의 단서를 찾아 나선다. 여기에 모데카이의 호기심 왕성한 아내 조한나(기네스 펠트로)는 남편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사건에 합류하면서 좌충우돌 이야기는 흥미롭게 뻗어 나간다. 러시아 집권층, 이슬람 테러리스트, 중국 마피아, 예술품 밀매업자, 미국의 억만장자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진다. 이 그림 속에 나치의 비밀 계좌번호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 ‘모데카이’는 케이퍼무비라는 기본 바탕에 코미디를 덧씌웠다. 만담과 풍자, 슬랩스틱까지 웃음을 유발할 장치들을 총동원했다. 케이퍼무비라는 사실은 살짝 후추를 친 것 같은 느낌이다. 미술품을 뺐고 빼앗기는 과정이 복잡하고, 화려한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약간 실망할 수 있
허세 가득한 주인 모데카이와 충직한 하인 조크의 호흡도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의 김명민-오달수 콤비와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다. 106분. 15세이상 관람가.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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