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맘’ 첫방 ③] 서글픈 학교폭력의 현실을 말하다

[MBN스타 금빛나 기자] 학교폭력을 다룬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이 시작부터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학교폭력에 멍이든 딸 아란(김유정 분)을 구하기 위해 직접 고등학교로 들어가 엄마 강자(김희선 분)의 고군분투기를 다루는 ‘앵그리맘’이 18일 첫 방송됐다.

극중 아란은 단짝친구 이경(윤예주 분)과 함께 학교 폭력에 신음하는 피해학생이다. 계속된 구타와 괴롭힘이 있지만 이들은 차마 어른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학교에 이야기해도 소용없고, 심지어 가해자에 설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거기에 어른들과의 거리는 멀지만, 교실 내 거리는 가까웠다. 아무리 용기 내 폭행여부를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제제를 하기 앞서 가해학생으로부터 추가보복피해를 입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아란의 폭행사실을 알고 화를 내는 강자에게 도리어 아무 잘못이 없는 이경의 탓을 하며 “아란이가 진이경이라고 문제아랑 어울리다가 그런 일을 겪은 거 같다. 그 나이에 여자끼리 좋아하는 그런 게 있다. 초장에 바로 잡아야 한다”며 험담을 하기까지 한다.

현 교육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학교폭력이고 두 번째는 사학 비리일 것이다. ‘앵그리맘’은 이 같은 교육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안방극장의 공감을 높였다. 약자한테 강하고 강자하게 야한 희정(리지 분)나, 겉으로는 최고의 모범생이지만 실상은 권력의 1인자 상태(바로 분)의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영악해 지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장면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재판 과정이었다. 재판장에서 피해 학생에게 미안하다고 울었던 가해학생은 법정을 나서자마자 다시 피해학생을 위협하며 “다시 한 번 고자질 해 보라”며 더욱 괴롭힌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한 피해학생은 재판 이후 더욱 심해진 학교폭력을 참다 못해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한 것이다. 판사의 옷을 붙잡고 “이럴 줄 알았으면 신고 안했다”라고 울부짖는 모습은 피해학생 어미니의 모습은, 학교폭력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여기에 돈만 있으면 누구나 교사가 되고 교장이 되는 사학비리는 여전히 판을 치고 있었다. 이 같은 사학비리는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알리려는 순간에도 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그려냈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학교 폭력 문제가 더욱 더 심각해지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앵그리맘’은 이 같은 서글픈 현실의 문제를 미화시키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감각적인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로 무겁지 않게 다루며 안방극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학교폭력에 대해 그리면서 자극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학교 폭력은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역할을 했다.

한편 ‘앵그리맘’은 매주 수, 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