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순재우스(이순재), 인자한 구세이돈(신구), 로맨티스트 근폴론(박근형), 막내 헤라클레섭(백일섭). ‘꽃보다 할배 H4’가 그리스에서 뭉쳤다. 서지니우스(이서진)과 지우프로디테(최지우)가 신들의 짐꾼이 됐다.
나영석 PD는 이를 두고 “남자들만 있어 조용한 가정에 애교 많은 딸이 섞인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연출 나영석, 박희연) 제작보고회에서다.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은 배낭여행에 대한 참된 묘미를 전하는 ‘꽃보다’ 시리즈의 4탄이다. 예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꽃할배 H4’(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의 숨겨진 매력을 끄집어내며 매 시즌 사랑받아왔다.
이번 편에서는 짐꾼 이서진과 최지우(일명 ‘J2’)가 함께 했다. 이들의 밀고 당기는 호흡과 ‘꽃할배 H4’의 매력이 신과 인간의 경계가 가장 모호한 나라인 그리스에서 펼쳐진다. 그리스에 담긴 수많은 유적을 특유의 느릿한 리듬으로 즐기며, 낭만적인 풍경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나영석 PD는 행선지를 그리스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중요한 건 선생님들의 의지”라며 “선생님들과 만날 때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여쭤봤더니 쿠바와 그리스가 최종후보로 나왔었다. 거리나 계절 상 그리스가 가깝고 따뜻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서진은 “최지우는 내게 없는 두 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다”며 “요리를 맡아줬고, 정다운 성격이 아닌 나를 대신해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잘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도 “과소비와 낭비가 심해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타박했다.
나 PD는 최지우 섭외에 대해 “한 가지를 입력하면 매우 잘 해내는 성실한 매력이 있다”며 “‘짐꾼’을 입력하면 그 역할을 잘 할 것이라 생각했고 열흘 내내 여배우나 스타의 모습 없이 상상 이상의 짐꾼 일을 잘 해냈다”고 말했다.
‘할배들’ 또한 짐꾼 두 명의 덕을 많이 봤다면서 “지난 유럽 여행처럼 우리가 직접 길을 찾아가는 게 없어서 편했다”고 웃었다. 이어 “다음 여행은 쿠바를 중심으로 한 카리브해 지역, 스칸디나비아반도 일대의 북유럽, 예술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동유럽 일대에 가보고 싶다”고 나PD를 향해 강조했다.
이를 지켜보는 나영석 PD는 기쁠 수밖에 없다. 우선 ‘꽃할배’ 덕분에 자신의 ‘꽃보다’ 시리즈를 훌륭하게 이어올 수 있었다. 여기서 이서진과 인연을 맺었고, ‘삼시세끼’를 선보이며 ‘나영석 표 예능’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나 PD는 “하는 것마다 성공한다고 평가받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특출한 게 아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매년 특집으로 하는 연속극을 보듯이 ‘꽃할배’를 봐줬으면 좋겠다”면서 “우리에게 ‘꽃할배’가 일이 돼야 선생님들에게는 온전한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역할에 따라 펼쳐지는 일들을 시청자들이 편하게 즐기길 바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