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끝난 SBS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는 1인 2역을 한 현빈과 그들을 사랑한 한지민 말고도 다른 배우들의 활약은 빛났다. 특히 ‘윤태주 박사’ 성준과 ‘비서 권영찬’ 이승준, ‘나형사’ 이준혁이 톡톡히 역할을 다했다.
성준은 극 초반 한지민과 현빈의 달달한 로맨스가 빛을 발하지 못했을 때 등장했다. 미스터리로 바뀌는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을 발했다. 최면 전문의 윤태주 박사 역을 맡았던 그는 부드러운 미소 뒤에 다른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그가 서진을 치료하는 강박사(신은정)를 납치한 장본인이자 어린 시절 서진과 함께 납치됐던 절친 수현이었다. 섬뜩하고 소름 돋는 반전이었다.
이승준은 서진과 로빈이 의지하는 비서 권영찬을 연기했다. ‘생계형 비서’라는 캐릭터에 맞게 허름한 옷차림 등 깨알 같은 설정으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자신의 상사인 서진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로빈에게는 친근한 형이었다. 예상치 못한 때 깨어난 로빈(혹은 서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특히 행복해지기 시작한 로빈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자 눈물을 흘리며 “정말 이렇게 가버린 건가? 나도 아직 로빈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고, 로빈이 소멸됐다는 말에 슬픔을 참지 못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준혁은 강박사 납치 사건 해결에 나서는 나형사 역할로 극에 활기를 줬다. 이수현을 잡는 데 번번이 실패해 아쉬움을 주는 경찰 캐릭터였으나, 센스 넘치는 대사로 웃음을 제대로 전했다. 비서 최서희(이세나)가 ‘원초적 본응’의 샤론스톤 같은 자태로 유혹하자, 나형사는 “초면에 미안한데 설마 미인계? 미인계는 법적으로 미인만 써야 한다. 구속 시켜야 한다”라는 대사로 시청자들을 웃겼다. 서진과 하나가 붙어 있는 걸 보고는 “아, 둘이 썸 타는 사이였지?”라는 등의 대사로 매회 웃음을 선사했다. 애드리브인듯, 아닌 듯 자연스러운 연기와 코믹한 대사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준혁은 또 1회에
이 외에도 서진의 허점을 파악하려던 류승연 상무 역의 한상진, 서진과 로빈의 주치의 강희애 역의 신은정, 로빈을 짝사랑한 민우정 역의 혜리 등도 최선을 다한 듯하다. 하지만 ‘하이드 지킬, 나’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진 못해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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