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순수의 시대’ 덕분에 가희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얻었고 선배 배우들과 감독님, 제작진 등 소중한 인연도 얻었다. 행복하다. (웃음)”
신인 여배우가 스크린 데뷔작에서 파격 노출을 선보인다면 아무리 연기가 자연스러워도 누구나 자극적인 노출에 먼저 눈길이 갈 것이다. ‘노출=신인 여배우의 스크린 등용문’이라는 공식까지 적용되며 다소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신예 강한나는 다른 여배우의 스크린 신고식과는 조금 달랐다. 분명 파격 노출을 선보였지만 여기에만 시선이 가는 게 아니라, 배역을 그대로 흡수한 연기력에도 골고루 시선이 가게 만들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그때나 지금이나 시작은 노출일지 모르지만, 끝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가희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 전달이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충무로에 몇 없는 여배우의 빈자리를 채울 것 같은 기대감도 크다.
“‘순수의 시대’를 보고 난 후 내가 맡은 가희라는 인물이 단순히 베드신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부분도 있지만 분명 새로운 인물로 봐줄 것이다. 노출에 대한 부담보다는 역할을 잘 만들어가고 표현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노력을 했다. 기생에 대한 논문을 보기도 하고 그 시대에 대한 계급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차별을 받는지 등을 공부했다. 사실 가희는 단순한 기생이 아니다. 민재(신하균 분)에게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자, 지키고 싶은 자신만의 여자이다. 때문에 시대상을 다룬 첩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가희는 기생이기에 관객들에겐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자체가 기생에 대한 다른 시선을 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를 연기하는 내가 배역을 표현함에 있어 중심이 잡혀야 됐다. 단순히 부수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중심을 잡고 가야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외모가 너무 예쁜 게 아니기에 가희 역을 잘 소화했는지도 모르겠다. (웃음)”
“가희는 정말 여자인 내가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웃음) 단순히 화려하고 요염한 기생이 아니라 견문이 넓고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다. 양반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들과 대화가 가능한 꽃이었다. 이런 점이 기존의 기생과는 달랐다.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 주관을 내세울 수도 있고 능동적인 인물이라 멋있더라. 가희의 슬픔마저도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열심히 연기했음에도 여전히 내 모습에 아쉬움이 있더라. 그러나 이는 앞으로 내가 고쳐나갈 부분이라 생각한다.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 감사했고 연기 인생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정말 든든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이제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가희처럼 매력적인 인물을 언제 또 만날까 싶다. 정말 좋았다. 가희 역시 내가 가진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덕분에 난 또 다른 나를 보게 됐다. 정말 잊지 못할 체험이자 경험이다. 마음속에 가희라는 인물이 남아있을 것 같다. (웃음) 앞으로는 가희로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보여줄 예정이다. 차기작이 중요할 것 같다.”
‘순수의 시대’ 가희 덕분에 몰랐던 자신도 발견하고 배우로서도 한층 성장했다는 강한나. “연기도 매우 괜찮았다”는 칭찬에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가희 덕분에 특별대우를 받았다. 예쁜 옷도 많았고 분장도 신경써줬다. 정말 많은 제작진이 단순히 예뻐 보이는 가희가 아닌 특별한 가희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화기애애한 촬영 분위기와 홍일점이자 현장 속 특별대우를 언급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사극에 흥미가 생겼다. 전에는 찾아보지 않았던 장르였는데 ‘순수의 시대’를 촬영하면서 배운 것도 있고 그 시대를 공부하면서 즐거웠던 게 떠오르더라. 현대극은 편함이 있지만 시대극은 촬영하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기회가 된다면 사극을 또 하고 싶다.”
끝으로 강한나는 안상훈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하며 ‘친절한 한나씨’로 변신했다.
“‘순수의 시대’ 안상훈 감독님이 날 발굴했다고 생각한다. 신인인 내가 가희 역을 소화함에 있어 부족했을 텐데 날 이끌어줬다. 덕분에 나 역시 성장하게 됐다. 앞으로 좋은 배우가 됐을 때 또 다시 작업하고 싶다. 은혜를 갚고 싶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