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14년 4월16일, 476명의 탑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차가운 진도 바다에 침몰했다. 선장과 선원들이 배를 버리고 달아난 사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던 이들은 공포에 떨며 눈을 감아야 했다.
지난 1년 간 영화계도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과 마주했다. 당시 영화인들은 특별법 제정 요구에 힘을 보냈고, 세월호 참사 관련 영상물로 목소리를 냈다. 돌아온 건 영화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었다. 세월호 참사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상영한 영화제는 부당한 외압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영화를 통해 세월호의 비극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사고 200일을 맞은 지난해 11월1일, 다큐멘터리 제작그룹 다큐창작소는 세월호 특집다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선보였다. 29분짜리 단편은 세월호 구조 활동의 문제점, 수사 과정의 의혹 등을 짚어나간다.
그로부터 5개월여 만에 다큐창작소는 세월호 추모 1주기 단편 영화 ‘다시 사월’을 공개했다. 영화는 세월호 사건이 어느덧 잊혀져 가는 현실을 통해 우리의 무관심을 돌아보게 한다. 다큐창작소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앞으로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이야기’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영화 ‘다이빙벨’의 확장판도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맞춰 인디스페이스와 아트나인 등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에서 16일 개봉한다. 확장판은 기존 77분 상영시간에서 7, 8분가량이 추가된 재편집본으로 바다 밑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와 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이 추가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한 ‘다이빙벨’은 대형 멀티플렉스의 상영 거부 등 악재에도 독립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5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다. 사회적 이슈를 정면에서 다룬 다큐멘터리로는 용산참사를 그린 ‘두 개의 문’(2011)이 7만3663명을 동원한 것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선 오는 18일까지 ‘4.16 추모 기획전-우리 함께’가 마련된다. 앞서 언급했던 ‘다이빙벨’의 확장판인 ‘다이빙벨-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를 비롯해 ‘바다에서 온 편지’ ‘416 영화인 단편 프로젝트’ ‘416 시민참여 공모작’ 등이 상영된다.
‘416 영화인 단편 프로젝트’는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의 민병훈 감독 등이 참여한 단편 8편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상영된다. ‘416 시민참여 공모작’은 시민들이 만든 세월호 소재의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등 10편을 묶었다.
또 크고 작은 행사나 홍보 일정도 최대한 요란스럽지 않게 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4일 ‘어벤져스2’ 관계자는 “‘어벤져스2’ 배우와 감독은 비공식으로 입국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의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공항 내 포토라인 등 취재 안내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어벤져스2’의 국내 홍보사 호호호비치 이채현 대표는 “오늘(16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조스 웨던 감독이 내한한다. 이들은 오늘 도착 후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내일(17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내일 오전 기자회견 후 일부 영화 전문 매체와 뉴스 인터뷰를 가진 뒤 곧바로 레드카펫 행사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떠들썩한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