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국내에서 제작된 음악영화 중에서는 크게 흥행을 하거나, 이슈를 모은 경우가 많지 않다. ‘서편제’ ‘하모니’ ‘라디오스타’ ‘파파로티’ 등 몇몇 영화를 제외하고는 사실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해외 음악영화가 관객들의 큰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과 달리 국내 음악영화의 힘이 약한 것으로는 두 가지의 이유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한국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제법 잘 만든 음악영화임에도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정지욱 평론가는 “감독과 배우는 물론이고, 관객들도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영화인 ‘노다메 칸타빌레’를 예로 들면 음악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수준 높은 연주에 드라마도 좋다. 반면 한국 음악영화는 감독뿐만 아니라 아직 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다. ‘쎄시봉’만 봐도 좋은 소재를 이용할 뿐이지 이 음악들이 주가 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전진수 프로그래머 역시 음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물론,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감독들도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 음악영화를 만드는 대부분의 감독들이 젊은 세대의 감독들이라고.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비긴어게인’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은 실제로 밴드 출신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음악을 시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관객들의 선입견이 실제 성적으로 이어지자 제작 시도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에서 개봉된 해외 음악영화와 국내 음악영화를 정리한 결과 매년 수입되는 외화와 비교했을 때 제작되는 경우는 크게 차이를 보였다.
이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음악이나 미술, 전통문화 등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음에도 표면적인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들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만들어야하냐는 것이 제작자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과감한 제작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영화음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도 이 같은 제작 불황에 영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에 많은 음악영화가 수입되고 있다. 사실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수많은 음악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 같은 경우는 영화 음악에 대한 처우가 굉장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음악 하는 사람에 대한 처우보다는 영화 한 작품으로 계약을 해버리니 음악은 그저 납품을 하는 식이 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별도로 음악가에게 수입이 돌아가기 때문에 수준이 높아지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