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똑똑하고 영리하다. 때로는 코믹하고 허당스러운 모습도 보이지만, 처세술이 좋고 당찬 ‘신여성’이다.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속 신율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 초반에는 ‘왔다! 장보리’의 장보리와 똑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작 대성공으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오연서는 장보리를 뛰어 넘었다. 신율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성장도 이뤄냈다.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연서를 만났다. 어딘가 새침하게 생긴 외모에 도도한 분위기. 드라마 속 ‘신율’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그녀는 신율과 많이 달랐다. 실상은 쾌활하면서도 생각이 많은 반전 성격의 소유자였다.
“극중 신율처럼 당차지는 않아요. 맡은 역할이 강단 있고 똑 부러진 역할이다 보니 ‘실제로도 그렇겠지’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겁도 많고 생각도 많아요. 연기할 때도 일이니까 강한 척하지만, 뒤에 가선 혼자 ‘내가 연기를 왜 저렇게 했을까’ ‘이번 신 망했어’ 하면서 운 적도 있어요. 친해지면 다들 놀라죠. 상상했던 이미지와 달라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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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사이에서 장혁 씨가 평이 좋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본인도 잠을 많이 못 잤을 상황일 텐데, 첫 인사가 늘 ‘잠은 잘 잤어요? 밥은 잘 먹었어요?’라며 제 상태를 챙겨요. 대본 리딩도 가능하느냐고 물으면 열 번, 백 번도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시고요. 연기 방면으로도 잘 챙겨주시고 제 의견을 항상 물어봐요. 덕분에 리액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촬영 끝나고도 많이 친해졌어요. 붙어있는 장면도 많고, 추운 곳에서 고생도 같이 하다 보니 ‘동지애’가 생겼죠.”
그러면서 임주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선 주환 오빠가 이야기를 잘들어줬어요. 힘든 이야기를 할 때 시간을 많이 내서 잘 도와주셨어요. 장혁 씨도 그렇고, 아플 때도 많이 도와주셔서 두 분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현장에서 두 분의 사랑을 듬뿍 받았죠.”
‘왔다! 장보리’부터 ‘빛나거나 미치거나’까지, 이렇다 할 공백 없이 연이어 두 작품을 소화한 오연서다. 간만에 찾아온 휴식기, 그녀는 어떤 것들을 하며 힐링타임을 가질까.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만화도 즐겨본다”고 한다.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만화 캐릭터의 사진을 올리며 ‘이상형’이라 칭했을 정도.
“만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건 ‘은혼’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긴토키라는 캐릭터에요. 그 글을 올린 후에 반응이 굉장히 폭발적이었죠. 장난스레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잘못, 광팬 혹은 마니아)’라는 말도 들었고요. 만화 자체가 순정이 아니에요. 사실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만화는 아니죠.” 이렇다 보니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오연서의 이상형은 ‘겉으론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속이 넓고 깊은 사람’이란다. “슬램덩크의 ‘강백호’, 소년탐정 김전일의 ‘김전일’ 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왕소’도 그런 캐릭터지 않나요? 이런 사람이 현실에는 잘 없는 것 같아요.(웃음)”
추리소설, 소년만화, 순정만화 등. 좋아하는 장르도 다양하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장르물에도 욕심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조심스레 ‘장르물은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더니 예상한 반응이 나왔다.
“굉장히 하고 싶어요. OCN ‘텐’이나 ‘실종느와르M’, ‘신의 퀴즈’ 같은 드라마를 좋아하거든요. 우리나라에 이런 장르물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탐정’ 역할은 너무 똑똑하니까 어리버리한 ‘탐정 조수’ 같은 건 어떨까요. 위기상황에 탐정이 구해주는 거죠(웃음). 약간 말랑말랑한 일본 드라마 ‘트릭’ 같은 느낌도 좋구요.”
역시 배우는 배우.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한층 들떠보였다. 오연서는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아직은 생각이 없다”면서 하반기를 내다봤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로맨틱코미디’다. “말랑말랑하면서 트렌디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낸 ‘진짜같은’ 드라마를 하고 싶다”면서, 함께 하고 싶은 상대 역으로 하정우를 꼽았다.
“하정우 선배님이 나오신 작품은 다 본 것 같아요. 맡는 캐릭터마다 특징이 엄청난데, 너무 연기를 잘 하세요. ‘황해’에서 조선족 연기를 할 땐 불쌍해 보이시다가도 ‘범죄와의 전쟁’처럼 악역일 때는 그렇게 악랄할 수가 없죠. 개인적으로는 영화 ‘두번째 사랑’에서의 캐릭터가 가장 좋았어요. 기본적으로 굉장히 섹시하신 것 같아요.”
두 작품의 연타석 홈런. 뿌듯하고도 기쁠 만한 일이다. ‘시청률의 여왕’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생겼으니 여배우로서의 입지는 충
“운이 좀 좋았던 것 같아요. 미니시리즈 주연은 처음이라, 안 되면 다 내 탓이 될 것 같은 기분도 있었죠. 전작이 잘 돼서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사실 ‘믿고 보는’ 수식어는 볼 때마다 좀 창피해요. 드라마가 잘 됐어도 제 위치는 그대로인 것 같거든요. 그래도 잘 마무리 돼서 다행이에요.”